때로는 외부적인 인터페이스뿐만 아니라 기업전체의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우리는 브림(VREAM)이라는 조그만 소프트웨어 회사를 자세히 관찰한 적이 있는데 그 회사는 전직 매킨지의 컨설턴트였던 에드 라후드가 지난 91년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에서 창업한 회사였다. 경쟁자들처럼 고가의 워크스테이션이 아니더라도 값싼 데스크톱 컴퓨터에서도 가상현실 인터페이스를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다고 믿었던 라후드는 마침내 사용자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3차원 세계를 구현하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1000달러에 판매됐던 그의 초기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PC에서 작동하면서 하이엔드급 그래픽 워크스테이션에서만 돌아갔던, 그보다 10배나 비싼 제품들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브림은 일반 소매채널을 거치지 않고도 비교적 잘 팔렸다. 그리고 그때 바로 인터넷이 등장했다. 넷스케이프의 성공을 목격한 라후드는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빠르고 값싸게 유통시킬 수 있는 이 새로운 환경의 힘을 간파했다. 그날 밤부터 개발팀은 단계를 바꿔 웹에서 운용될 수 있는 제품의 개발에 다시 착수하는 한편 웹의 개방형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표준을 따르는 데 적극 나섰다.
몇개월 만에 브림은 넷스케이프의 웹브라우저와 연결되는 확장 플러그인 기능을 내장한 최초의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실용모델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발표 한달 만에 이 신제품은 3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용자들에게 놀라운 시연 경험의 제공을 거쳐 현재 이 회사는 저작도구를 판매하면서 이용자 스스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수입원을 삼고 있다. 지난 96년 이 회사는 플래티넘테크놀로지에 인수돼 플래티넘이 브림의 인터페이스를 이용, 자사의 클라이언트 서버 애플리케이션 제품을 인터넷으로 옮기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게임 개발업체 로켓사이언스를 창업한 마이크 백스도 이와 비슷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통찰력 있는 이 할리우드 제작자 겸 작가에 의해 화려한 출발을 알렸던 로켓사이언스의 당초 목표는 중요한 동작화면을 마치 보고 느끼도록 하는 디지털 비디오게임을 만들어 돈을 버는 것이었다.
백스도 선뜻 인정했듯이 그의 첫 제품은 실패작이었다. 『관점 없이 이야기만 늘어놓은 꼴이 됐죠』라고 백스는 당시를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로켓사이언스는 어린이용 게임을 만들고 있었지만 어린이들의 경우 참을성이 없는데다 설명서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회사는 게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개발팀은 포기하지 않고 다른 전략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비디오 게임시장의 일반 원칙을 따르되 거기에다 할리우드 영화의 상품가치를 접목시키기로 했다. 즉 정밀한 묘사와 포괄적인 경험에 대한 초점, 그리고 화려함으로 시선을 끈 것이다. 그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존재하지는 않지만 소니·세가·닌텐도에서 곧 나올 게임기로 운용할 수 있는 고성능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로켓사이언스는 50만 프레임의 애니메이션 처리가 가능한 게임기로 역시 당시에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는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첫번째 신제품 옵시디언(Obsidian)이 출하에 들어갈 때쯤 이를 운용할 수 있는 게임기도 완성됐다.
킬러앱을 풀어놓을 때 실행 중간단계에서 급속한 변화를 겪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닐 뿐더러 기술 발전이 더딘 닫힌 시스템의 시대처럼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일도 없다. 브림은 수익 모델과 고객기반뿐만 아니라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플랫폼까지 바꿔놓았다. 나아가 광고·유통·판매·마케팅 그리고 고객지원까지도 급속한 변화를 겪어야 했다. 이 모두가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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