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중문화 `3차개방` 발표-의미와 향후 파장

정부가 27일 발표한 일본 대중문화 3차개방 조치는 전면 개방에 준하는 대폭적인 수준의 개방으로 앞으로 음악·영화·게임·방송·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양국이 「폭발적인」 교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조치는 전 분야를 고르게 개방하면서도 각 부문별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현 실정에 맞게 개방폭을 세심하게 조절했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발표와 동시에 시행에 들어가는 3차 문화개방의 각 부문별 개방 내용과 파장을 알아본다.

◇음반 및 공연=그 동안 2000석 이하 실내로 묶여 있던 일본어 가창 공연이 전면 개방됨에 따라 J팝·록·메탈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본 대형가수들의 국내 공연이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이들은 대규모 인원동원을 필요로 하는 야외 공연을 선호하고 있어 소극장 위주로 진행돼 온 국내 공연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는 일본어 가창이 삽입된 음반의 개방은 보류됨에 따라 사실상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또 연주음반이나 제3국어 가창, 한국어 번안 음반 등은 기존 라이선싱을 통한 수입음반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파급력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향후 음반 부문의 추가 개방을 겨냥, 일본 음반사들이 인지도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상대인 국내 음반기획사들의 방어 전략이 요구된다.

◇영화 및 애니메이션=영화는 18세 미만 관람불가. 즉, 성인용 영화를 제외한 모든 영화는 극장 상영이 가능해졌다.

또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국제영화제 수상작으로 그 폭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당장 수입이 가능한 애니메이션은 대략 30편에 그칠 것으로 보이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붉은 돼지」 「헤이세이 너구리 전쟁 폼포코」 등은 높은 인지도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비디오도 국내에 상영된 모든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다만 성인용 영화와 애로 비디오 등이 빠진 상황이어서 국내에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게임=게임분야의 경우 일본 게임물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정서를 고려, 제한적인 개방이 이뤄졌다.

그 동안 일본어로 된 게임물은 모두 수입이 제한됐으나 이번 3차개방에서는 게임기용 비디오게임물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물, 즉 PC게임물·온라인게임물·업소용게임물 등의 경우 일본 원판의 수입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플레이스테이션1·2, 드림캐스트, 닌텐도 등 가정용 게임기의 콘텐츠(SW)를 제외한 모든 게임콘텐츠는 언어에 상관없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심의를 거치면 시장에 유통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개방이 국내 게임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PC게임물과 온라인게임물의 경우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업소용게임물도 이미 전면개방 되다시피하고 있어 국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방송=다소 제한적으로 개방이 된 방송은 이번 조치로 매체에 상관없이 스포츠·다큐멘터리·보도 프로그램의 방송이 가능하게 됐으며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제한적으로 국제영화제 수상작이나 전체관람가 영화 중 국내 개봉작들을 방영할 수 있다.

이는 바꿔말하면 저급문화 오염 등이 우려되는 쇼나 오락 프로그램을 제외하겠다는 뜻으로 방송의 파급력을 고려해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력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방이 허용된 스포츠나 다큐멘터리·뉴스 등은 국내 선수들이 진출해 있는 일본 프로야구 및 프로축구 프로그램이나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NHK다큐멘터리 정도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KBS·MBC·SBS 등 지상파TV가 무분별하게 일본 프로그램을 수입하기는 아직까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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