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 다변화제도 폐지 이후 일본 가전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한국을 찾는 일본 업체 관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 관계자의 방한 목적은 대부분 자사 제품을 팔아줄 한국 업체 선정과 이미 팔아주고 있는 업체와의 정기적인 미팅이다. 즉 국내에서 물건을 사가는 것이 아니라 파는 것이기 때문에 두꺼운 서류와 제품소개서 등을 들고 비장한 각오로 입국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이들과 접촉해 본 국내 수입업체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상하게도 일본 업체 직원들은 서로 한국에 오고 싶어 안달이라고 전한다. 그 이유는 일본에서는 그다지 높지 않은 자리에 있는 직원이라도 한국에서는 일본말로 상대해주는 최고급 술집에서 연이은 접대는 물론 최고의 대우를 받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최근 국내를 방문한 한 유명 일본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다른 외국에서 받기 어려운 극진한 대접을 해준다며 한국 방문은 너무 신이 난다고 즐거워했다고 한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수입업체들이 너무 일방적으로 일본 업체들에 구애를 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됐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파는 쪽은 너무 느긋한데 팔아주는 쪽이 몸이 달아 빚어지는 기현상인 셈이다.
국내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일본 업체들로부터 물건을 들여오기 위해 경쟁관계의 다른 수입업체를 비방하는 것은 보통이고 이미 물건을 들여오고 있는 업체의 판매권을 뺏으려는 행위까지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 상사도 이런 일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외국의 좋은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폭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팔려는 쪽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국내 소비자들로서는 좀더 좋은 조건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자칫 한국 시장은 별다른 투자 없이도 물건만 던지면 되는 시장이라고 생각할까 두렵다.
<생활전자부·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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