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방북인사 인터뷰> 문정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남북간 5개항 공동선언을 계기로 남북의 경협활동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IT분야는 세계적인 시장추세나 북한측의 관심도를 고려할 때 경협의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 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연새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문정인 교수를 만나 IT분야의 경협전망 등을 들어봤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의 성과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남북경협을 위해 우리쪽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것은 북측의 태도 문제로 기인한 것이었다. 정치문제와 연결돼 북측의 태도가 일관되지 못했고 합의를 신속히 이뤄내기 위한 연결통로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합의문 채택은 북측의 태도 변화를 의미한다.

총론적인 합의문 채택을 비롯해 경의선 복구사업과 사회간접자본 지원이라는 구체적 사안까지 상당한 진전을 이끌어 냈기에 남북경협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경협은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 것인가.

▲남쪽의 경제 대표단과 북쪽의 민경련이 이번 회담에서 얻은 최고의 성과는 서로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남북경협은 튼튼한 밑바탕없이 보여주기 위한 쪽으로 이끌어왔던 경향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양측은 남북경협의 우선과제가 제도적으로 걸림돌이 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중과세 방지, 분쟁조정 절차마련, 청산결제 방안 등에 대해 합의한 것이 바로 그러한 공감대 형성으로 이뤄진 것이다. 일단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서두르지 않고 단계적인 실천을 통해 노력한다면 오는 8월부터는 그 결과물들이 조금씩 가시화될 것이다.

-실제로 살펴본 북한의 IT분야는 어떠한가.

▲내가 상당히 놀란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IT분야에 특별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평양에 위치한 평양컴퓨터센터를 견학하고 와서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곳의 열기와 수준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현재 일본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 소프트웨어를 하청 공급한다고 들었다.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열기와 맨파워만은 풍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전체적인 남북경협에서 IT분야는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지금 당장 우리 수준으로 이끌어 가는 것은 무리다. 이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제도적 문제들부터 해결하고 인프라 구축사업으로 그 모습이 구체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 분야 특별 수행원으로 동행했던 LG상사 구본무 회장,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SK 손길승 회장이 북한의 IT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걸로 봐서 이 분야의 협력과 지원도 곧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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