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21세기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지방행정정보망 광역화사업을 추진하면서 특정업체 제품에 편향된 장비 구매를 진행, 국내 업체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행자부의 이 사업은 초고속국가망과 연계되는 첫번째 대규모 사업으로 향후 타 정부부처의 관련사업이 이를 기초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초고속국가망 주관기관인 한국전산원의 국산제품 우선구매라는 기본 원칙에도 벗어나는 등 연계 기관과의 불협화음도 낳고 있다.
12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행자부는 총 122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전국 236개 시군구에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지난 2일 장비업체 및 네트워크 통합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안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이 과정에서 국내업계의 반발을 사는 등 파열음을 내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사업에 소요되는 장비 규격을 최소 10/100Mbps의 스위치포트 16개를 지원하는 근거리통신망(LAN) 스위치에 ATM접속모듈을 제공하는 장비로 한정했다는 점이다.
행자부의 입찰설명에 참석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행자부가 제안한 규격은 특정업체를 제외하고는 국내 업체는 물론 타 해외 장비 업체조차 만족하는 제품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는 경쟁입찰을 통해 제품 공급가격을 내린다는 기본 조달원칙도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상당수 시군구 지자체가 자체 LAN스위치를 갖추고 있어 이 규격대로 제품을 구매할 경우 중복투자 우려도 크다』며 『ATM스위치를 구매하고 LAN 스위치가 필요한 지자체는 별도로 이를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면에서도 저렴하고 중복투자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행자부가 이번 사업과 관련, 벤치마킹 테스트를 의뢰한 한국네트워크장비시험센터에는 특정업체만이 제품 성능 테스트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행자부측은 『이번 규격은 각 지자체에서 선정된 전문가 10여명이 총 3개월 동안 작업한 결과』라며 『한정된 예산, LAN과 WAN장비의 통합추세, 신뢰성 등을 모두 고려해 규격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행자부 자치정보화팀 문명수 과장은 『제품규격 결정에서 특정 해외업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으나 해외 경쟁업체들이 가격을 이유로 입찰를 포기, 결과적으로는 그런 모습이 됐다』며 『그동안 행자부 산하기관의 정보통신망 운영상황을 고려해 이번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개통시기까지 시일이 촉박해 규격변경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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