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새롬기술

예전의 명성은 이제 영원히 되찾을 수 없는 「일장춘몽」인가.

주식시장에서 한때 「황제주」, 「시장지표주」임을 뽐내던 새롬기술이 좀처럼 주가바닥권을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조정장에서 거의 대다수 정보기술(IT)주들이 겪고 있는 산고지만 새롬기술은 해도 너무하다는 인식이다. 주가나 시가총액면에서는 이미 중소형주로 전락한지 오래다. 지난해 말 한때 2조9000억여원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30일 현재 종가기준 7171억원으로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2월 30만원대를 넘나들던 주가는 1만9800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지표상으로도 여전히 적신호다. 이동평균선의 역배열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장기추세선은 지리한 하락횡보 걸음을 걷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왜소해진 몸집보다 새롬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여전히 냉담한데 있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화증권 이성재 애널리스트는 『새롬기술의 전략사업인 다이얼패드는 회원이 늘수록 접속료지불 손해도 급증하는 취약한 수익구조』라며 『여기다 확대 추진중인 통합메시징서비스(UMS)사업도 기존통신사업자 및 수많은 전문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사업전망을 낙관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다이얼패드의 수익원인 인터넷광고시장의 경우 최근 야후·라이코스·다음 등 대형업체들과 중소형 포털서비스간의 격차가 갈수록 크게 벌어지면서 수익창출에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다. 또 대형통신사업자들과 유양정보·다우인터넷 등 전문업체들이 UMS시장 공략에 팔을 걷고 나서면서 경쟁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사운을 건 신규사업들의 성공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특히 수익모델 확보여부가 인터넷주에 대한 유일한 평가잣대로 대두하는 요즘 분위기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한양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와 함께 『증자유입자금 등으로 투자여력은 양호하지만 정작 다이얼패드·UMS 등 회사의 기반사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투자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주가속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회사측이 바닥권을 벗어날만한 대형 호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 새롬기술은 최근 브리지텍, 미국 CMGI사 등과 손잡고 다이얼패드 및 UMS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급기야 최근 3만8000주의 자사주 매입계획까지 발표했지만 이미 등돌린 투자자들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성재 애널리스트는 『새롬기술은 수익기반과 사업특성 등에서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독자생존가능성이 적다면 기업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새롬기술이 조만간 대형 M&A 등을 통해 완전한 사업변신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주가 추가속락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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