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온라인 업체, 오프라인 공략 나섰다

미국의 유명 닷컴 업체들이 최근 인터넷 공간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가상공간을 초월해 실제공간에 존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판촉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http://www.businessweek.com) 최근호에 따르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로 알려진 유명한 질의응답 웹사이트 애스크지브스(http://www.askjeeves.com)는 최근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인터넷 안내서적을 내놓았다.

사이버 공간 속의 캐릭터인 지브스를 표지모델로 인터넷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질의응답 사항을 정리한 이 책은 「지브스」라는 마스코트를 실제 브랜드로 100% 활용하고 있다. 이 책은 또 인터넷뿐만 아니라 실제 서점에서도 동시에 판매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임산부와 어린이 의류를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스타일(http://www.estyle.com)도 최근 독자상표를 개발해 의류생산에 들어갔다. 지난달에는 150만 가정에 이스타일 브랜드의 의류 카탈로그를 발송했다. 이 회사도 온라인 시장과 카탈로그를 통한 실제 시장 양쪽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인 야후(http://www.yahoo.com)는 최근 뉴욕 록펠러센터 근처에 점포를 열었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들러 야후 사이트를 통해 필요한 업무를 처리하고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일종의 서비스 영역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온라인 업체들은 또 오프라인 고객을 겨냥해 관련잡지를 발간하는 사업에도 최근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온라인 여행 사이트로 유명한 트래블로시티(http://www.travelocity.com)는 오는 9월부터 오프라인 여행 잡지를 창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경매회사인 e베이(http://www.ebay.com)와 정원을 꾸미는 데 필요한 용품을 판매하는 가든(http://www.garden.com) 등 인터넷 회사들도 최근 관련 상품을 소개하는 잡지를 잇달아 창간함으로써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프라인에서의 잡지 발행은 직접적인 이익을 창출하기보다는 마케팅 수단으로서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고무되어 트래블로시티는 우선 2000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독자로 끌어들인다는 계획 아래 전세계 여행 정보와 비평 등을 담은 잡지를 25만 부 발행하는 것은 물론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인터넷 업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온라인이라는 보이지 않는 영역에 만족하지 않고 실제로 눈에 보이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과거 마케팅 사례 중에는 현실세계에 대한 관심이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경우가 많았다.

우선 텔레비전과 영화 등에 집중했던 월트디즈니는 그 영역을 테마파크와 각종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점까지 확대, 매출액 증대는 물론 인지도 확산의 효과를 거뒀다. 또 MTV도 텔레비전 프로그램만으로 존재하던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를 담은 상품을 판매하면서 크게 인기를 끈 바 있다.

또 미국 인터넷 업체들이 대변신을 선택한, 보다 절실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이른 시간 안에 수익기반을 갖춰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때문이다.

사실 미국 닷컴 업체들은 그 동안 인터넷 투자열기에 힘입어 막대한 홍보비용을 쏟아 부어도 괜찮았다.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도 「닷컴」이라는 문패만 내걸면 투자자들이 얼마든지 있었다. 이에 따라 광고비가 총 매출액보다 많은 「비정상적인」 인터넷 회사들도 수두룩했다.

그러나 요즈음 상황은 이와 180도 달라졌다. 미국 투자자들도 최근 인터넷 주가폭락과 함께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깨지면서 수익기반이 확실한 회사만 골라 투자, 온라인 회사들도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프라인」은 온라인 업체들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확실한 돈벌이 수단」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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