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가전 대공세>(3)할인점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는 대형 할인점들은 인근의 영세 유통점을 몰락시키면서 엄청난 시장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 할인점이 들어선 지역에서는 식품이나 의류 등 생필품뿐 아니라 가전대리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으로 국산 가전제품과 함께 외산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할인점들은 단계적으로 취급품목을 늘려 나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할인점에서의 가전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할인점들이 매장을 대형화·고급화하면서 매장의 전략상품을 종전 식품 중심에서 가전과 의류 중심으로 바꿔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할인점의 외산가전 판매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서는 다양한 외산 가전제품의 구색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인 요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점과 외산 가전업체는 상부상조하면서 밀월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할인점들은 외산 가전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다앙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외산 가전업체들은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등 양측 모두에 이득을 주기 때문이다.

할인점들은 저가 중국산 소형가전을 비롯해 소니·GE·월풀 등 대형·고급제품을 위주로 수입가전 취급을 대폭 늘리고 있어 국내 가전시장에서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롯데마그넷·한국까르푸·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들은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24개점을 새롭게 개점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8개점 정도를 더 출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수입가전 판로로서 할인점의 위상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마트(대표 황경규 http://www.e-mart.co.kr)는 현재 브라운·물리넥스·필립스·RCA·GE·월풀·핫포인트 등 20여개의 수입가전을 판매하고 있으며, 천호점·부평점·부천점 등에서는 소니 매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체 가전판매 가운데 수입가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로 작년에 비해 5%포인트 정도 증가했다. 특히 대형TV와 냉장고를 중심으로 고급 대형가전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소니 대형 TV는 물량이 부족해 현재 매장에서 품절된 상태다.

한국까르푸(http://www.carrefour.com)는 대형 수입가전을 중심으로 지난해에 비해 수입가전의 매출이 20% 정도 증가했다. 수입가전의 매출이 이처럼 늘어나자 제품 수와 품목을 30% 정도 늘렸다. 일렉트로룩스 제품의 경우 까르푸만의 단독 모델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마그넷(대표 이인원 http://www.lotteshopping.com/magnet)도 소니 캠코더와 필립스 토스터 등 소형가전을 중심으로 월평균 3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등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수입가전 취급품목을 대형가전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홈플러스(대표 이승한 http://www.homeplus.co.kr)는 신모델과 외산가전을 중심으로 취급품목을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늘려 매출이 약 20% 상승했다. 다음달 문을 열 예정인 안산점에는 소니·샤프·월풀·GE 등 유명 전자제품을 대거 입점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창고형 매장에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일반 할인매장으로 콘셉트를 바꾼 월마트도 매장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며 월풀 냉장고, 소니 캠코더, 월풀 식기세척기 등 고급 가전제품을 판매중이다.

할인점 업계는 경기회복으로 소비자들이 할인점을 통해 외산 대형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할인점의 출점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외산 가전업체들은 별도로 점포를 개설할 필요도 없이 할인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외산 가전업체들은 할인점과의 공생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가전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엄성섭기자 smartgu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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