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대규모 5세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생산라인이 건설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LG필립스는 이달부터 유리기판 크기가 680×880㎜인 4세대 TFT LCD 생산라인의 양산에 들어갔으며 이어 오는 2002년 상반기까지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구미3공단 5만평에 최대 1000×1200㎜인 5세대 TFT LCD 생산라인을 세계 최초로 건설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영상표시장치로 부상하는 TFT LCD는 브라운관에 비해 경박인 데다 전력소비량이 적어 해마다 수요가 15% 가량씩 늘고 있는 유망품목으로 2005년이면 시장규모가 31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은 기술개발 및 제품생산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행스럽게 우리는 이 분야에서 10여년간 정부의 기술개발사업 지원과 해당업체들의 적극적인 연구개발투자 등으로 세계 2위의 제품 생산국으로 위치를 확고히 다졌고 지난해는 세계시장 점유율 1·2위 자리를 국내업체들이 차지하는 등 나름대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런 가운데 LG필립스가 4세대 제품 양산과 함께 5세대 TFT LCD 생산라인을 건설키로 한 것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는 제4세대 생산라인과 제5세대 생산라인의 세계 표준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제4세대 제품의 생산라인은 일본과 대만업체들이 LG필립스의 규격을 채택한 바 있고 현재까지 6개 TFT LCD 생산업체가 이 규격을 선택했다고 한다. 5세대 생산라인도 그동안 업체마다 다른 크기를 검토해 왔으나 최근들어 업체들이 LG필립스가 확정한 생산라인의 규격을 주목하고 있어 앞으로 세계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해당업체의 분석이다.
둘째, 생산라인의 표준이 되면 세계시장을 선점해 지속적으로 수출을 늘려나갈 수 있고 이를 통해 해당업체는 물론이고 국가경제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 제품의 적용분야가 노트북PC를 비롯해 디지털TV·인터넷단말기·IMT2000 등으로 다양한 데다 해마다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화면 추세로 발전하는 모니터시장과 신규 시장인 디지털TV시장 등을 감안하면 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확대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TFT LCD 분야에서 일본보다 공정기술은 앞서지만 부품소재 및 장비기술은 다소 열세에 놓여 있다. 따라서 계속해서 이 분야의 선도업체로 자리를 잡으려면 원천기술과 부품재료 및 장비에 대한 연구비 투자확대와 기술혁신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5세대 생산라인 건설이 국내업계의 TFT LCD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 TFT LCD 세계 1위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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