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및 기술동향
조사전선은 조사가교설비에서 발생시킨 고속의 전자선(electron beam)을 전선내 절연체에 투사해 제작하는 특수 전선. 전자총에서 생성되는 방사선인 베타(β)선의 전압을 150만V로 높이고 이를 광속으로 가속, 절연체에 투과해 절연체의 분자구조를 선상구조에서 망상구조로 변경시킨다.
이 과정에서 제작된 조사전선은 물리적·기계적 강도가 높고 전기적 특성이 향상되며 300●C 이상의 납땜조에 수초 동안 가라앉혀도 절연체에 응용 또는 수축이 없을 정도로 납땜성이 향상된다.
조사전선은 따라서 TV브라운관·전자레인지·복사기·레이저 프린터 등의 고전압회로 및 배선에 사용된다. 이 가운데 특히 「UL3239」 전선은 TV모니터 및 전자레인지 내에서 발생하는 20∼50㎸ 이상의 고전압을 견뎌낼 정도로 내열성·내응력성 등이 탁월하다. TV모니터의 FBT에 쓰이는 제품의 경우 내부에서 발생하는 고전압을 견뎌내면서 연결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사전선은 가전 제품의 콤팩트화 추세에 따라 3∼5㎜로 가볍고 얇아야 하지만 가전기기 내부에서 고전압을 급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명피해와 화재에 대한 안전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얇은 절연체로 돼 있으면서도 고내전압 특성을 만족시켜야 하고 장시간 사용해도 열변형이 없어야 하며 화재에 견딜 수 있도록 고난연성을 만족시켜야 한다.
조사전선의 경박성은 일반 전력선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즉 50㎸급 전력선의 절연두께가 7㎜인 데 반해 조사전선은 0.6㎜로 10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얇은 특성을 갖는 것이다.
이에 따라 품질도 품질이지만 생산설비 가격도 만만치 않아 이 전선을 생산하는 업체는 기술력과 자본력을 동시에 갖춘 업체로 평가받는다.
현재 국내 업체인 LG전선과 일본 스미토모, 다이쇼, 레이켐 등이 세계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 국내에서는 동양전선(구 한일전선)이 생산에 나서고 있는 정도.
올해 조사전선 세계시장 규모는 2600만달러. 지난해의 2000만달러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가전 수요가 대부분인 가운데 당분간 팽창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TV모니터용이 2300만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전자레인지용 수요로 추산된다.
◇LG전선의 조사전선
LG전선(대표 권문구 http://www.lgcable.co.kr)의 「UL3239」 조사전선은 올 상반기 기준 세계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면서 세계 1위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경쟁력이 점차 취약해지고 있는 전선분야에서도 세계시장 점유율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중반 생산을 시작한 LG전선은 가교밀도를 높이는 등 공정상에서 생산효율성을 개선하고 소량단납기 물량에도 즉각 대응하는 등 고객 위주의 전략을 펼쳐 일본 스미토모를 제치고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98%라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KT마크, UL마크, CSA를 비롯해 일본의 난연기준인 F마크를 획득하는 등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을 가속시켜왔다. 또 미국에 특허를 등록했고 국내 및 일본·대만·독일 등 10여개국에서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
결과, LG전선은 올해 전세계 시장 규모 2600만달러 가운데 1300만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TV나 모니터의 6000만대를 넘어서는 물량이다.
LG전선은 지난해에 비해 75% 늘어난 700만달러 가량의 물량을 수출 쪽에서 잡고 있다. 이 가운데 내수가 600만달러. 이는 국내 TV브라운관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워낙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선은 품질은 물론 가격과 유통망 등이 시장 우위를 지킬 수 있는 요건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총 30억원을 투입, 조사전선설비를 증설하고 저가의 소재를 개발하는 등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국·유럽 등 기존 시장 외에 미국·일본 등지로 기존 유통망에 신규 영업망을 확충하는 등 마케팅을 보강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LG전선은 가전제품용이나 지금까지의 전략으로는 수요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의 동남아·유럽 일변도 시장을 미국·일본 등으로 다변화해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고신뢰성 제품군인 자동차, 항공, 방산 제품용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만 전세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LG전선은 환경친화형 제품의 개발에도 주력키로 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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