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선진국인 미국과의 과학기술 협력은 말이 협력이지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미국 기술을 어깨너머로 배우는 게 다반사다.
그러나 아무리 이를 인정한다 해도 워싱턴에 있는 한미 과학기술협력센터의 속내를 알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다.
YS정부시절 세계화 구호에 맞춰 과학기술 해외거점확보 차원에서 무려 국민 혈세 500만달러를 출연, 3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워싱턴 외곽에 설립한 한미과학기술센터가 과학기술협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몇 년째 주인없이 우스운 꼴로 방치되고 있다.
설립 당시의 명분은 오간데 없고 현재 미국의 몇몇 벤처기업을 상대로 하는 건물임대사업이 고작이다.
유일하게 입주해 있는 한국과학재단 워싱턴 사무소 관계자조차도 센터운영은 「남의 일」이라며 무관심하다.
이 센터의 소유주는 물론 재단법인 한미과학기술협력센터 소유.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과학기술계 인사가 이사로 포진하고 있고 이 사장은 우리나라의 과학재단 사무총장이 맡고 있어 당연히 우리나라가 운영에 책임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과기부는 물론 외교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서로 책임을 미룬 채 주인도 없이 방치하고 있다.
책임질 사람이 없다보니 세워진 지 몇 해가 지났지만 당연히 예산지원도 없고 「알아서 운영하라」는 식이다.
미국 측도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측이 운영하고 있으니 한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이름도 거창한 이 센터가 고작하고 있는 사업이라고는 미국 벤처기업에 건물을 임대해 주고 받는 연간 60만달러 중 전기료·관리비를 제외한 30만∼40만달러로 한·미 과학기술자포럼이나 워크숍의 경비를 지원하게 고작이다.
양국간 과학기술협력을 위해 거창하게 설립된 한미과학기술협력센터가 건물임대사업자로 전락하고 있는 초라한 모습이다.
다행히 중소기업청이 이곳에 벤처기업지원센터를 입주시킬 것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지만 정작 과기협력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대학이나 출연연의 센터 입주는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구조조정으로 해외연구센터나 사무실을 폐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한건주의 전시행정이 가져다 준 폐해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누가 저질러 놓은 일이건 간에 과기협력을 총괄한다는 과기부가 적어도 책임을 지고 뚜렷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그래야 최소한 나라망신은 피할 수 있는 길이다.
<워싱턴(미국)=경제과학부·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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