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메시지 전달이라는 「단세포」에서 출발해 이제 전세계를 하나로 묶을 만큼 거대한 복합체로 성장해 「매력있는 세계」가 돼버린 인터넷도 그 실체는 다름아닌 네트워크다. 그것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세계가 큰 만큼 대단히 복잡한 기술로 구성돼 있다. 네트워크를 쥐는 자가 천하를 갖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본지는 네트워크 기술의 이해를 도움으로써 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의 알파에서부터 오메가까지 관련 신기술과 원리·제품 등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편집자
최근 이른바 「러브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해 충격을 준 일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 메일을 교환하거나 심지어는 전화통화까지 할 수 있게 된 우리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데이터(정보)를 파괴하는 바이러스의 공습은 새삼 네트워크의 위력을 각인시켜 주었다.
이 사건으로 전세계는 지구촌을 잇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으로 떠오른 통신 네트워크인 인터넷 구축에 따른 위력과 그 부작용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이 바이러스의 전파는 네트워크를 통해 홍콩에서 시작, 세계적 금융기업의 전산망 마비는 물론 영국과 미국의 군사안보망의 마비까지 초래했다.
그러면 그물이란 의미의 「네트(Net)」와 작업의 의미인 「워크(Work)」라는 단어가 합쳐진 「네트워크」란 복합어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단어는 정보통신 산업계에서 유선, 또는 무선통신 수단사용자들을 연결하도록 만들어진 통신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체계로 이해하는 게 편리할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벨의 전화기 발명에서 모르스의 유선전신, 마르코니의 무선전신 개발 이후 구축된 통신네트워크는 두 지점간의 통신, 즉 정보의 전달을 효율화하기 위한 노력에 다름없었다. 통신을 원하는 개인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통신용 도로 역할을 하는 다양한 통신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이 높아졌던 것이다.
초창기 물리적인 전기유선통신 선로를 바탕으로 이뤄졌던 네트워크는 이제 전파를 사용하는 무선통신 네트워크, 그리고 인공위성까지 이용하는 위성통신 네트워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자통신수단인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연결되면서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의 양상을 보인지 오래다.
물론 다양한 개별 네트워크는 상호 복합적으로 연계돼 어떤 방식의 단말을 사용하는 수요자들에게도 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되고 있다.
이는 교환장비에서부터 단말기, 그리고 이들 정보를 전송하고 중계하는 다양한 네트워크 장비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네트워크 체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는 서로 다른 통신방식을 사용하는 제조업체와 사업자간에 무리없는 연결을 지원하기 위해 쉴새없는 통신방식 표준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통신지원 체계를 구성하는 인프라 개념인 네트워크는 통신장비(하드웨어)와 이를 지원하는 표준 및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의 등장·발전에 힘입어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는 그레이엄 벨의 전화발명 이후 165년만에 우리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정보제공의 형태가 음성에서 벗어나 대용량 영상 데이터 전달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현실을 통해 잘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읽어가노라면 네트워크는 물리적으로 우리 주변에 잘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디지털 경제시대의 상하수도나 전력인프라처럼 가장 긴요한 인프라라는 것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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