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곤두박질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폭락세의 주범으로 △투신·은행 등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 △미국의 금리인상(0.5%) △유가급등 △현물과 선물과의 괴리감 △거시경제에 대한 불안감 증대 등을 꼽고 있다.
우선 주식시장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아직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부실채권의 처리를 서두르고 금융기관들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공적자금 필요액과 조달계획을 제시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며, 자칫 은행합병 시나리오는 우량은행의 가치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과 기관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0.5% 인상된 것으로 발표한 것도 주요인의 하나로 꼽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이 경기과열과 향후 물가상승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단행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뉴욕증시의 청신호라는 해석이 유력하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이에 대한 우려감이 채 가시지 않아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물론 유가의 급상승세도 한몫하고 있다.
현물과 선물의 괴리율이 -2.65%로 최근 들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도 주식시장을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는 선물이 현물을 끌어내리는 현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선물의 약세가 시장안정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선물의 약세는 또다시 추가하락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의 선별적 매수세도 시장 전체의 안정감을 해치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외국인은 최근 들어 순매수세를 지속하며 강한 시장 견인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오히려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비롯한 몇몇 우량종목의 선별적인 매수에 진력함으로써 시장을 견인하기보다는 종목간 괴리감 표출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코스닥의 급락요인은 국내 기관과 개인의 투매성 매도공세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투신권대 비투신권 등 기관투자가들은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통일된 투자패턴을 보여주지 못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으며 개인은 이같은 시장불안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매세력을 키우는데서 주가의 폭락을 가져왔다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2∼3개월 이상 이같은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 해외시장의 전망이 유동적인데다 금융권 구조조정이 단기간내 이뤄질 것같지 않아 이같은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철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의 종합주가지수는 의미가 없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제외하면 종합주가지수도 400선대로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며 『따라서 투신의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3∼4개월 가량 증시의 침체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증시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왔다갔다 하는 점도 증시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 한때 거래소 지수가 700선 밑으로 떨어졌을 때에도 금감원 관계자는 『인위적인 증시부양책은 없다』고 공언, 주가가 급속히 하락하자 오후 들어서는 재경부측이 『시장안정을 위해 증자물량 분산을 유도하는 등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하는 등 정부의 혼선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현재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더욱 커지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거래소의 종합주가지수는 500선, 코스닥지수는 120선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투신구조조정 등 정부의 극단적인 정책이 조속히 요구된다』며 『내달 미국 금리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대기하고 있어 국내 증시 침체국면은 앞으로 상당기간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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