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스닥 기업 차별화 시급

코스닥 기업이 지난 1·4분기 동안 매출액과 경상이익 등에서 지난해 수준을 능가하는 실적을 보였지만 이는 대부분 금융수익 등 영업외 이익에 의해 주도됐다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전체 코스닥 기업의 부채비율 역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쳐 재무구조 개선 역시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같은 실적 공개는 최근 증시에 그대로 반영돼 대다수 투자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코스닥증권이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363개사의 1·4분기 실적 분석에 따르면 일반기업(206개)의 경우 영업이익률(6.5%)이 경상이익률(5.8%)과 순이익률(4.9%)을 간신히나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벤처기업(155개)의 경우 영업이익률(6.0%)은 경상이익률(7.5%)과 순이익률(16.3%)을 모두 밑돌았다고 한다. 특히 벤처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0.9%포인트가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이다.

코스닥 기업의 이같은 실적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8.4%)이 경상이익률(6.0%)과 순이익률(6.6%, 대우그룹분 제외)을 비교적 큰 폭으로 앞선 거래소 기업과 비교해 볼 때도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경상이익률과 순이익률을 밑돈다는 것은 순수 영업활동보다는 이자소득이나 유가증권 매각이익 등 영업외 이익이 많았다는 얘기다. 매출액은 증가하는데 영업이익이 즐어든 것 역시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가 개선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모델 개발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던 대다수 코스닥 기업의 주장과도 거리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의 주도주로 꼽혔던 새롬기술·다음커뮤니케이션·로커스·한글과컴퓨터 등 주요 벤처기업 모두 경상이익이 영업이익을 초과했다고 한다. 이들 기업 대다수는 또한 경상이익에서는 큰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채무면제이익 등이 고려되는 순이익률의 경우 벤처기업 씨티아이반도체가 빛을 탕감받아 계상된 특별이익 1520억원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 엉터리같은 특별이익을 제외하면 벤처기업 전체의 순이익은 252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줄어드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게 된다.

재무구조면에서도 코스닥 기업은 기업공개와 증자 등을 통해 다량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지난해 441%에서 403%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한다.

물론 개별 기업별로 보면 지난해에 비해 영업실적과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 곳도 극소수이지만 없는 것은 아니다. 이는 신생기업이 대부분인 코스닥 기업이 아직은 시기적으로 성장성을 뒷받침할 만한 가시적 성과를 낼 단계가 아니라는 뜻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신생기업의 성공률이 5% 내외라는 통계치는 모든 기업이 다 함께 갈 수는 없다는 냉혹한 경쟁논리를 강변해 준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번 코스닥증권의 1·4분기 실적 발표가 성장성과 실적을 동시에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차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같은 차별화야 말로 코스닥 기업에 큰 기대를 걸며 지원해준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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