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신용투자 부적격 논란

최근 코스닥시장 폭락으로 투자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한 자금확보와 정부지원을 받기 위해 신용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다수 회사들의 신용등급이 낮게 평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를 통해 각종 자금을 유치하려던 벤처캐피털들은 앞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낮은 신용등급을 받은 벤처캐피털들의 경우 신용평가기관들의 심사능력 부재까지 문제삼고 있어 벤처캐피털들의 신용등급 판단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벤처캐피털업계 및 신용평가기관에 따르면 국내 벤처캐피털업체 중 현재 신용평가를 받은 곳은 한국기술투자와 KTB네트워크를 비롯해 약 20여개에 이른다. 이들 업체 중 회사채 신용등급에 있어 원리금 상환능력이 인정되는 BBB-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은 곳은 KTB네트워크와 은행계열 벤처캐피털인 산은캐피탈·기은캐피탈·기보캐피탈 정도.

나머지 벤처캐피털 회사들은 대부분 투자여건에 영향을 받는 투기등급(BBB- 미만)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회사채 발행을 준비해온 창투사들의 경우 회사채 발행계획을 수정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낮은 신용평가와 관련, 창투사 관계자들은 『현행 기준으로 보면 벤처기업에 투자를 많이 할수록 보유자산의 위험 가중치가 높아져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일반 기업에 적용하는 평가기준을 그대로 벤처캐피털에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업계는 특히 『벤처캐피털은 근본적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 비해 중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최근의 코스닥시장 위축은 현시점에서의 평가익에는 영향을 미칠지라도 벤처캐피털의 근본적인 내재가치 및 신용등급과는 관련성이 적다』며 『정확한 평가를 내리려면 주식시장의 중장기적 전망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채나 CP 발행을 통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신용평가를 준비하는 업체가 상당수 있지만 이미 평가를 받은 회사들의 경우에 비춰 볼 때 적정등급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새롭게 평가받으려는 벤처캐피털들은 현재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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