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스탠포드대 객원교수
실리콘밸리의 특성은 우선 지식집약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점과 이에 따른 고급인력이 모여 있는 개방적인 테크노밸리라는 점이다. 지식집약도가 높다 보니 고급직업의 창출이 가능하고 개방적인 사업환경이 보장돼 있다. 엔지니어의 비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는 첨단기술을 앞세운 벤처기업이 널려 있다. 이는 물론 고도의 위험이 존재하는 대신 위험에 대한 보상이 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실패에는 너그러운 기업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도 얼마든지 기회가 올 것이라는 낙관적인 사업풍토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는 원래 1880년대 후반부터 1920년대 초반에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뒤 점차 HP·오라클 같은 첨단 기업이 생겨나면서 투자규모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이후에는 첨단 정보통신·인터넷·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경제는 물론 무역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실리콘밸리는 특히 매일 64명의 새로운 백만장자가 탄생할 정도로 벤처신화가 속속 생겨남으로써 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만 현재 약 25만명의 백만장자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지역 평균 1인당 소득만 해도 우리나라의 10배 수준인 8만2000달러에 달할 정도로 소득 수준이 높다.
이 지역은 또 HP·인텔·컴팩·세이프웨이·PG&E·선마이크로시스템스·시스코·오라클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 기업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으며 e베이·야후 등 최근 급성장하는 인터넷 기업도 대거 포진해 있다.
그러나 일반인의 생각과는 달리 이들 벤처기업의 성공은 극소수의 기업인에게만 행운이 돌아간다. 100만개의 하이테크 사업 아이템 중에서 기업공개(IPO) 단계까지 가는 것은 6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벤처캐피털이나 엔젤로부터 투자를 받은 초기단계의 기업이라도 IPO 단계까지 가는 비율은 10% 미만이다.
따라서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중국계 벤처기업가와 인도계, 이스라엘계 기업의 활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실리콘밸리의 아시아계 엔지니어 중 중국계가 51%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SW기술로 무장한 인도계 출신의 엔지니어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는 특히 영어가 모국어인 데다 인도 정부가 SW전문가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는 탓에 미국 첨단 프로젝트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성장에는 스탠포드 대학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상위 매니저의 55%가 스탠포드 출신이다. 또 노벨상 수상자만 해도 14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것들이 가능할까. 그 답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스탠포드 비즈니스 스쿨로 유명한 스탠포드 MBA는 자체적으로 경영자과정을 열고 있으며 엔지니어와 변호사가 포함된 네트워크도 구축돼 있다. 전문가 네트워크는 물론 엔젤과 벤처캐피털 등 비즈니스 환경도 잘 발달돼 있다. 특히 스탠포드 출신 인사들은 엔지니어과정은 물론 MBA과정까지 모두 수료할 정도여서 비즈니스 노하우가 미국내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인 비교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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