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특허 전략> BM 특허의 중요성: 프라이스라인 대 MS

과거에는 어느 회사가 특정한 시장에 들어가려면 기존의 마케팅 체인 등의 물리적인 장벽을 넘어야 했으나, 최근에는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그 장벽이 허물어짐에 따라 회사들은 새로운 경제체제에서 지적재산권 확보를 통해 시장경쟁 우위를 도모하려 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이 사업 수단이 되면서 인터넷관련 기술의 특허출원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에서는 영업방법에 대한 특허가 허여되기 시작한 이래 금융회사를 위시한 인터넷상거래 관련 회사들의 영업방법에 대한 특허(BM특허) 출원이 한창이다.

특허 등 지적재산권은 기술에 대해 일반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됨에 따라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하는 회사의 경우 큰 자산이 된다. 특히 BM특허는 라이선싱을 통한 로열티 수입을 넘어서서 다른 업자들이 시장에 쉽게 들어오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장벽을 구축함으로써 확실한 수익을 보장한다. 최근 인터넷 상거래에서 BM특허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로는 작년 10월 프라이스라인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사건을 들 수 있다.

미국 코네티컷주에 있는 조그만 회사인 프라이스라인은 소비자가 구매가격을 고시하는 소위 역경매 방법 기술에 관해 미국 특허 제5,794,207호를 받았다. 판매자가 경매가를 고시하는 종전의 경매 개념과는 달리 구매자가 경매가를 고시하는 방법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런던을 가고 싶은 사람이 그가 생각하는 자리의 등급, 여행 일자, 적정액 등을 고시하면 여행사들끼리 경매를 하고 조건이 맞으면 항공티켓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역경매 개념을 사용해 소비자로 하여금 호텔 방의 종류, 체류 일정, 방 가격 등을 고시해 싼 호텔방을 예약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자사가 운영하는 여행사이트에서 시작한 것이 싸움의 발단이 됐다.

이 소송의 궁극적인 결과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BM특허가 서류에 불과한 것이 아니며 인터넷상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교훈을 주는 사례다. 물론 함부로 BM특허가 허여되어 전자상거래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를 가져온다면 선의의 경쟁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원칙을 역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에서는 영업방법을 특허화할 수 있다고 해서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영업방법이 어떻게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기술로 구현되는지를 상세하게 명세서에 보여주는 엄격한 특허출원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특허가 부여하는 배타적 권리의 성격에 비추어 추상적인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특허로 인정되지 않아야 하겠지만 컴퓨터나 통신 등에 응용되어 구체적으로 비즈니스 방법화한 경우는 특허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앞으로 거의 모든 상업활동이 인터넷상에서 수행될 상황에서 어느 회사의 비즈니스 활동에 관계된 BM특허를 자사가 보유하고 있다면 유리하겠지만 타사가 보유하고 있다면 상당히 불리하게 된다. 그러므로 각 회사는 자사나 타사가 행하는 영업방법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가능성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고 BM특허를 수익과 직결시키기 위한 특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미국 변호사·ckko@kimch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