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대덕연구단지 내 각 정부출연연구소 홈페이지가 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청소년들의 질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생들의 질문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센터, 항공우주연구소, 천문연구원 등으로 천문·우주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다른 과학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질문을 하는 청소년들의 연령층 및 내용도 다양하다.
「인공위성이 무엇인가」를 묻는 초등학생 수준의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로켓 발사체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다」며 연구소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지를 묻는 진지한 질문도 꽤 많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질문 가운데 상당수가 연구원의 답변을 통해 과제물을 손쉽게 해결하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돼 홈페이지 관리자들이 연구활동을 미뤄둔 채 하루종일 답변에 매달려야 하는 등 골치를 앓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홈페이지에 「질문상자」라는 코너를 개설한 한국천문연구원의 경우 학생들로부터 「과제물형」 질문이 잇따르자 선임연구원 1명이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모든 답변을 전담토록 했다.
그러나 이 홈페이지 관리자는 하루 10여건씩 쏟아지는 학생들의 질문에 지친 나머지 결국 홈페이지 게시판에 「과제물은 학생들의 노력으로 직접하라」며 학생들의 무성의를 꾸짖는 글을 올려야만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어떤 극성스런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리포트를 대신해 홈페이지에 질문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경우 학생들에게 해가 된다는 입장을 밝히지만 많은 학부모들은 오히려 화까지 낸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연구소의 한 홈페이지 관리자도 『어떤 날은 학교에서 과제물로 낸 똑같은 질문이 3, 4건씩 쏟아질 때도 있다』며 『학생들이 과학에 호기심을 가져주는 데는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학생들이 노력도 해보지 않고 너무 쉽게 인터넷에 의존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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