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화 시대를 맞아 e엔터테인먼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음악·영화와 같은 아날로그 오락 미디어가 온라인 디지털의 새옷을 갈아 입고 있으며 출판 분야에서는 전자책(e-book)이라는 혁명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TV와 같은 방송 분야에서는 디지털 방송과 인터넷 방송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오프라인 아날로그가 온라인 디지털로 바뀌는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기술적인 시험단계를 넘어 관련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초 전세계를 놀라게 한 AOL의 타임워너 인수·합병은 온라인 디지털화라는 흐름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을 대변해 준 사건였다. 전통적인 오락의 메카인 할리우드에서도 e엔터테인먼트가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비롯한 할리우드의 실력자들이 이끌고 있는 드림웍스는 이매진엔터테인먼트사와 합작으로 인터넷 영화 사업을 벌이기 위한 「팝닷컴(pop.com)」을 설립했으며 아이박스닷컴·아이필름·아톰필름 등 디지털 영상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벤처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또한 최근 일본에서 세계 제2의 가전업체인 소니가 e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니는 영상 분야의 소니픽처, 음악 분야의 소니뮤직, 온라인 콘텐츠 분야의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합한 「소니 브로드 밴드 엔터테인먼트」를 오는 7월 출범시킨다는 전략을 공포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기업과 문화 산업 관련 업체들이 속속 e엔터테인먼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게임·음악·영상·출판·방송 등의 문화 콘텐츠가 국내 인터넷 업계의 최대 현안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업체들의 e엔터테인먼트 전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인터넷 기업의 맏형 격인 골드뱅크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모색하면서 엔터테인먼트를 중심 축의 하나로 상정한 것이 좋은 예다. 골드뱅크는 유신종 사장과 김상우 부사장 중심의 체제를 갖추면서 엔터테인먼트와 금융포털을 강화, 세계 인터넷 업계에서 아시아 지역의 게이트웨이로 받돋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골드뱅크는 게임·영화·만화·음악 등 e엔터테인먼트를 인터넷 비즈니스의 핵심 콘텐츠로 육성한 다음 교육·레저 등의 분야와 접목,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보물 찾기 광고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했던 인츠닷컴 역시 연예·오락 콘텐츠 분야를 강화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전문 포털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제일제당·나눔기술 등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e엔터테인먼트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디지털 음악=문화산업 업계 내부에서도 기존의 오프라인 아날로그를 온라인 디지털로 바꾸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범주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음악이다. 도레미레코드·대영AV·웅진미디어·서울음반 등 국내 메이저 음반사들이 온·오프라인 통합 비즈니스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도레미레코드(대표 박남성)는 최근 나눔기술(대표 장영승)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온라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나눔기술은 도레미의 보유 음원은 물론, 음반 기획 및 제작 능력, CD프레싱 공장 및 물류망 등을 활용키로 하는 한편 현재 운영중인 음악사이트 「렛츠뮤직」(http://www.letsmusic.com)을 음악 관련 전자상거래 쇼핑몰 및 온라인 미디어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도레미는 이를 계기로 사이버 공간을 소속 가수들의 음반 홍보 및 판매의 수단으로 활용하고온라인 레이블을 만들어 신인 발굴 및 음반 제작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대영AV(대표 유재학)는 지분 투자회사인 미디어랩(대표 최영재)을 통해 디지털 온라인 음악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 음반 쇼핑몰 「튜브뮤직」(http://www.tubemusic.com)을 통해 인터넷 음악 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터넷 주문형 영화사이트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음반(대표 이의종)은 자사 음반 쇼핑몰 「뚜띠」(http://www.tutti.co.kr)를 통해 음반 유통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웅진미디어도 자회사인 큐브라인의 「엠플러그」(http://www.mplug.com)를 통해 음반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노래방기기 업체인 태진미디어(대표 윤재환)은 디지털 음악 서비스 업체인 드림뮤직(대표 윤정수)에 지분 투자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인터넷 음악 서비스 시장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음악 서비스 업체인 인터넷뮤직이 회사명을 아이엠스테이션(대표 황혜남 http://www.imstation.com)으로 변경하고 MP3 파일 및 CD 판매, 음악방송 등 음악 중심의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영상·만화·게임·미술 등의 온라인 판매 및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 업체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디지털 영상=그동안 영상산업을 주도해 온 프로테이프 업체들도 디지털화에 맞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새한·스타맥스·세음미디어·새롬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프로테이프 제작·유통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콜럼비아트라이스타·브에나비스타 등 외국 직배사들도 시장 흐름을 주시하면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새한은 인터넷 관련 업체인 디지털임팩트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영상사업 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스타맥스는 대표적인 디지털 영상매체인 DVD에 대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스타맥스미디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유통부문에 대한 사전 포석으로 비디오대여점 체인인 「영화마을」도 인수했다.
세음미디어는 대우 자본이 빠져나간 이후 우일영상과 통합체제를 구축했으며 인터넷과 비디오산업을 연계하기 위해 한국인터넷유통을 설립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인터넷 및 디지털 영상 사업을 담당할 사내 벤처를 설립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롬엔터네인먼트는 중소 프로테이프 제작사로는 드물게 인터넷 영화관 서비스인 「인터무비」를 시작함으로써 인터넷과 영상산업의 결합에 주력하고 있으며 DVD 타이틀 제작도 추진중이다.
직배사인 콜럼비아트라이스타는 기존 영화 및 비디오 사업부 외에 DVD 사업에 대한 비중을 강화키 위해 DVD사업부를 신설했다. 브에나비스타는 별도 법인 형태로 운영됐던 영화·비디오·캐릭터 등의 사업조직을 월트디즈니코리아라는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함으로써 향후 영상산업의 디지털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밖에 영상산업의 디지털화로 DVD 타이틀 제작사인 스펙트럼디브이디와 비트윈과 같은 신흥 영상업체들이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송=통합방송법 통과이후 MPP시대 개막, 중계유선사업자와 SO간의 인수·합병, 위성방송 출범 등과 맞물려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과 신설법인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또한 케이블 채널들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활용해 인터넷 방송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위성방송과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캐치원·투니버스·OCN·바둑채널 등 4개 케이블 채널을 소유한 동양그룹은 지난해 11월 MPP인 온미디어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최근 투니버스를 통해 방송위원회에 신규 채널로 게임 채널을 신청해 둔 상태며 최대 8개까지의 PP를 운영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향후 국내 최대 MPP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예술영화TV·SDNTV·NTV 등은 사업확대와 회사인수 등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문화예술TV에서 지난 2월 회사명을 바꾼 예술영화TV는 기존 오페라, 순수 예술 프로그램 외에 영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으며 5월에는 코오롱스포렉스에서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고 동영상 문화 포털 사이트 개설, 인터넷 방송 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세종TV에서 법인명을 바꾼 SDNTV는 인터넷 방송국인 SDN.com을 개국하는 등 인터넷 방송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며 현대방송은 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이 인수, 영화 부문을 강화하면서 NTV로 회사명을 바꾸었다.
이밖에도 출판 분야에서 영진출판사와 웅진출판사가 각각 영진닷컴과 웅진닷컴으로 사명을 바꾸고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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