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시장 인터넷 TV>1회-프롤로그

TV를 통해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항해할 수 있는 인터넷TV시대가 열리고 있다. 일부 인터넷TV업체들이 이달부터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 공급과 함께 본격 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거실문화의 중심 역할을 했던 TV가 넷맹을 없애는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e비즈니스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규모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광대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는 T커머스(TV-Commerce)시대를 개척하는 선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TV가 주도할 세상을 살펴보고 현재 국내업체들의 준비상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시리즈로 집중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바보상자」로 여겨졌던 TV가 인터넷시대를 맞아 인텔리전트 단말기로 바뀌고 있다. 단방향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만 받아보던 TV가 이제는 찾고자하는 정보를 언제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TV라는 지능형 기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기존 TV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도록 세트톱박스가 개발되면서 가능해진 것.

인터넷TV가 가져올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우선 PC를 다룰 줄 모르는 주부 및 중장년층들도 이제 단순히 TV 리모컨 키를 누르는 것만으로 청소년들처럼 정보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게 된다. TV보급률이 100%를 상회하고 있어 그만큼 이제 누구든지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넷맹이 우리사회에서 없어질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인터넷붐이 경제활동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TV가 변화시킬 사회상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홈쇼핑·홈뱅킹은 물론 원격교육을 받을 수 있고 여행정보를 TV앞에 앉아서 간단히 검색해 볼 수 있게 된다. 특히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현지 예약된 호텔의 구조를 TV보듯이 샅샅이 살펴볼 수 있고 날씨까지 현지인과 채팅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만큼 기업들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주게 될 것도 분명하다. e비즈니스가 정착되지도 않은 현재, T커머스라는 말이 벌써 나돌듯 인터넷TV가 가져올 새로운 사업 영역도 무궁무진하다. 아이디어에 따라서는 기상천외한 사업까지 나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 산업체들이 이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인터넷TV가 가져올 무궁무진한 사업기회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인터넷TV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현재로서는 어립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단지 올해는 10만∼20만대의 세트톱박스가 판매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전망만 나오고 있을 따름이다.

당초 인터넷TV네트웍스·클릭TV·홈TV인터넷 등 선발업체들은 올해 국내 시장에만 20만∼30만대씩의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계획대로라면 올해 국내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 시장은 60만대를 크게 상회한다. 인터넷TV는 기존 TV에 세트톱박스만 추가하면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국내는 이미 TV 보급률이 100%를 훨씬 상회하기 때문에 가격대만 적당하면 가입자 확보는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몇몇 업체들은 아직도 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를 무료로 제공, 가입자를 늘림으로써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사업계획을 현실적으로 대폭 축소 조정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드웨어로서의 인터넷TV시장 규모는 최소 10만대, 최대 20만대에 이르고 내년부터 급격히 신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여기에는 아직 콘텐츠가 많이 부족하다는 데 기인한다. 인터넷붐에다 벤처붐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업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인터넷TV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현재 제공되는 콘텐츠조차 인터넷TV사업을 벌이는 서비스업체와 호환성이 떨어져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인터넷TV가 언제부터 대중화될 수 있느냐는 얼마나 빨리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을 만한 고품질의 콘텐츠를 충분히 마련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인터넷TV 서비스가 이달부터 본격화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콘텐츠 부재」를 비롯한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이 방안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때 인터넷TV의 대중화는 가능할 것이다. 우선 인터넷TV 사업은 하드웨어업체나 소프트웨어업체 등이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업체가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많은 컨소시엄들이 구성되고 있는 점만 봐도 그렇다. 또 정부차원에서도 다양한 양방향 콘텐츠 사업 지원책을 마련키로 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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