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옥토그라프 김수연 사장

지난 4월 14일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한국의 한 영상벤처기업이 제작한 3D 특수영화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미국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화제의 작품은 국내 영상벤처기업 옥토그라프(대표 김수연 www.octograph.com)가 제작한 「드래건 플래닛」(Dragon Planet). 70㎜ 대형 화면에 3D로 제작된 10분짜리 라이드 필름(Ride Film, 체험형 특수영화)을 보는 관객들은 흔들리는 의자에 앉아서 마치 영화속 주인공처럼 실감나게 영화를 즐겼다.

영화가 끝나고 스크롤 화면에 「옥토그라프」라는 이름이 새겨졌을 때 이 회사의 김수연 사장(30)은 감격의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2년 전 「백투더퓨처」를 같은 장소에서 관람한 적이 있었습니다. 시장조사차 갔었는데 그때 우리는 언제 저렇게 되나 싶어 한심해했던 기억에 설움이 북받쳤습니다.』

김 사장은 2년이 채 되지 않아 그 꿈을 이뤘다. 물론 쇼스캔엔터테인먼트라는 특수 영상분야의 메이저 배급사를 파트너로 만난 행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은 김 사장의 집념과 의지가 오늘의 결실을 일궈냈다.

어릴 적부터 영화감독의 꿈을 안고 대학시절 내내 영화 동아리에서 살다시피했던 김 사장은 지난 93년 영화진흥공사 영화아카데미 연출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 졸업 후에 영화사 스태프로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라이드 필름이라는 특수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4년 조선일보 뉴미디어 전문기자로 활동했을 무렵. 첨단 영상기술의 발달로 직접 체험이 가능한 다양한 영화가 있음을 알게 됐고 이 분야가 테마파크 산업의 성장과 함께 무궁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다년간 홀로 시장 조사를 했고 98년 국내 처음으로 특수영상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할리우드에도 틈새는 있습니다. 현지 시장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우리 기술력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극영화와 달리 라이드필름은 아직까지 미개척 분야이기 때문에 벤처기업들이 뛰어들어 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라이드 필름뿐만 아니라 아이맥스 영화, 가상체험이 가능한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전용영화 등을 지속적으로 제작해 특수영상 분야의 최고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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