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반도체시장 장밋빛 미래

PC나 네트워킹 장비, 그리고 무선 통신 장비 산업의 성장으로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설비투자 확대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으며 아울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으로 300㎜ 웨이퍼 시대가 열리고 있다. 또한 정확한 시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재고를 줄이기 위해 그동안 보수적이던 칩업체들이 기업간 전자상거래인 B2B 등 e커머스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 수위를 놓치지 않으려는 인텔은 금년 들어 매월 12개의 회사를 매입하는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본자료는 지난 4월초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미국의 캐너스인스탯(Cahners In Stat:http://www.instat.com) 그룹이 발표한 것으로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른 공급 부족과 이 산업의 비용 절감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한 e커머스 도입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981년 설립된 캐너스인스탯은 반도체뿐 아니라 네트워킹·멀티미디어·유무선 통신 등의 산업분야에 대한 기술·제품·시장 등의 분석 정보를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산업 성장 지속=올해 2월까지의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32.8% 성장했다. 2월 한달동안 27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2월 대비 33.2%의 성장을 보였다. 반도체 매출은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표준셀 ASIC·D램·마이크로프로세서·플래시메모리·통신 아날로그칩 등 반도체 전제품에 걸쳐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칩 수요를 촉진시키는 애플리케이션들은 PC·네트워킹 장비·무선 통신 장비 등이다. 전세계 주요 반도체 시장들은 올 들어 현재까지 43%의 성장률을 기록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성장에 힘입어 팽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일본이 40.5%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가운데 미주와 유럽이 각각 22%와 26.8%의 건실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속적인 수요와 현재의 공급능력 부족으로 인해 4월까지 반도체 성장률이 가속되어 왔으며, 급기야는 반도체 산업 분석가들로 하여금 2000년 예상매출을 상향 조정하도록 만들었다.

 ◇공급부족 문제=1993년에서 1996년 사이에 반도체산업이 무려 40개월 동안 지속 성장을 한 반면 현재는 겨우 14개월째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셈이고 칩 공급능력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0년 1분기 팹(Fab) 공장 증설과 반도체장비 구매에 관한 발표도 전년 대비 3.7배나 많은 상황이다. 1998년 봄과 1999년 1월 사이에 무산된 팹 프로젝트들은 이제 1996년 당시의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속도로 부활하고 있는 실정이다.

 놀랍게도 1998년 봄부터 1999년 1월 사이에는 주요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업체나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도 신설 팹을 구상하지 않았다.

 이제는 300㎜ 웨이퍼 시대가 도래했다. 모든 팹의 약 50% 정도, 혹은 전체 83억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약 42억달러 규모가 지난 1분기에 300㎜ 웨이퍼를 생산하는 팹이었다. 올 들어 300㎜ 웨이퍼 시장에서 기록적인 매출이 현실화되고 있다. 300㎜ 팹에 지출한 비용은 금년에 전체 반도체 지출의 11%를 차지할 것이며, 공장건설과 장비 지출액은 약 57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인피니온·인텔·UMC·히타치·TSMC가 올해 300㎜ 기술과 공급능력을 갖추는데 대규모의 투자를 공언한데서 이제 300㎜ 웨이퍼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300㎜ 웨이퍼는 다량의 칩 제조에 소요되는 비용을 35%까지 줄일 것이고, 웨이퍼당 산출할 수 있는 칩의 양을 두배로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1999년에 92억달러, 그리고 올해 102억달러의 시설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99년과 2000년도에 시작된 파운드리 프로젝트들의 가치는 1995년과 1998년 사이에 이루어진 모든 파운드리 프로젝트의 가치를 초과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사는 올해 46억달러를 투자하는데 반해 경쟁업체인 UMC는 24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장비 출하량은 2000년 3월까지 전년 대비 82.3% 증가를 보여 주었다. 이번 2000년 3월의 장비 출하량 16억달러는 지난해 3월과 비교해 무려 78.6%나 증가한 것이다.

 BB율(출하대 수주율)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는데 3월에는 1.45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자본 지출은 2000년에 45% 증가한 52억달러에 달할 것이고 2001년에는 훨씬 더 많은 지출이 예상된다. 그러나 2002년에는 매출액 대비 자본지출 비율이 30%를 초과하여 공급 초과가 시작될 수도 있다. 과거에 발생한 두번에 걸친 최악의 반도체산업 침체는 지출비율이 30%의 안전한 지지선을 초과함으로써 시작되었다.

 ◇반도체산업 분리 지속=수직적으로 통합된 전통적 업체들이 주류를 이루던 반도체 산업이 수평적 전문업체들로 대체되면서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 인텔·필립스·삼성 또는 NEC와 같은 통합 디바이스 제조업체(IDM)에 의해 독점적으로 개발되었던 통신칩은 새로운 공급 체인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약 500여개에 달하는 팹을 보유하지 않은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아웃소싱 방식이 기존의 모든 법칙을 바꾸어 버린 것이다.

 놀랍게도 지난 15년동안 새로운 IDM업체는 단 한개도 출현하지 못했다. 통신칩은 원스톱 쇼핑 방식을 더 이상 따르지 않게 된 것이다. 오늘날 통신칩은 통신기기 회사인 노키아나 에릭슨같은 유럽OEM 업체로부터 시스템 규격을 확보할 수도 있게 됐다.

 칩 제작은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가 있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최종 조립과 테스트를 하게 될 것이다. 반도체 산업도 자동차, 오일 그리고 퍼스널 컴퓨터 산업분야에서 보여준 분리, 통합 그리고 수평적 특화라는 세계적인 조류를 따라가고 있다.

 ◇칩 제조도 정보화 고속도로 대열에=인터넷이 우리의 모든 생활을 급격하게 바꿔놓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정보 고속도로는 실리콘으로 포장될 것이다. 반도체 칩은 PC나 웹 응용 전자 제품에서 서버나 근거리통신망(LAN), 그리고 원거리통신망(WAN)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터넷기기에 사용되고 있다. 21세기의 이러한 시대 흐름은 수십억개의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 수백만 마일의 광섬유, 그리고 방대한 새로운 무선 통신 인프라 구축이 추가로 필요하게 될 것이다. 1995년 이래 PC 가입자는 두배로 성장했고 인터넷 사용량은 매년(혹은 2년)마다 10배로 성장해 왔다. 대부분 PC에 장착된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는 1989년부터 로직 게이트 면에서 8배, 속도 면에서는 10배 증가했다.

 반면 윈도NT의 코드 라인은 1993년 이후 5배 성장했다. 기술을 보다 생산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는 보다 많은 실리콘과 소프트웨어 코드 라인, 그리고 테라비트의 웹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e메일이나 현금자동인출기를 사용하거나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거나 하는 일들을 당장은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성장은 계속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혁신에 지속적인 자본 투자가 있을 것이다.

 ◇인텔의 주도적 지위 지속=인텔은 1999년 258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세계 1위의 칩메이커로 매출 92억달러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NEC와는 매출 면에서 두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인텔은 인터넷경제에 견인차가 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선두를 지키려 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55억달러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작년보다 67% 증가한 것이다.

 인텔이 자본 지출을 동결하거나 삭감한다면 전체 팹과 장비 산업에는 냉기가 감돌 것이다. 올해 1분기에 인텔은 50억달러를 투입하는 3개의 새로운 팹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텔은 아직 네트워킹, 통신 및 무선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올해 이러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제품 다양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이전까지 인수한 것보다 더 많은 회사를 작년에 인수했는데 올해에는 매달 약 12개의 회사를 매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칩 공급체인망에도 e커머스 도입=B2B의 효율성으로 인해 온라인 판매는 2003년이면 28조달러에 달할 것이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글로벌 e비즈니스가 가능한 반도체산업은 여전히 다른 산업들에 뒤지는 공급체인 관리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오늘날 시간당 10만달러가 소요되는 엄청난 팹 운영경비로 인해 모든 장비와 재료 투입은 24시간 풀 가동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온라인 공급체인관리는 칩 제조업체 구매계약 비용의 70%를 절감할 수 있고 또 공급 리드타임을 수개월에서 수일로 단축시킬 수 있으며 재고비용도 25∼50%까지 줄일 수 있다. 이것은 수백만달러가 소요되는 장비를 수리하는데 하루에 대략 10만개의 스퀘어 파트 트랜잭션을 필요로 하는 도구들을 고려해 볼 때 매우 유용하다. 평균 규모의 단일 패브에서는 매주 6000장의 웨이퍼와 일일 10개의 프로토타입 그리고 매월 150개의 다른 제품이 생산된다. 패브 관리자 입장에서는 정말 공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기적인 실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칩 그리고 장비제조업체들은 산업변화를 좀더 잘 예측하고 고비용이 발생하는 비가동 시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와 지원분야도 팹상에서 원격진단을 통해 개선될 것이며, 기계류도 비용을 줄이고 수리 시간의 감소 그리고 문제 발생 이전에 사전파악이 가능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차세대 기술과 부품들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서 과거에는 공급체인관리 개선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온라인 공급체인 관리의 잠재적 비용 효율성은 대단히 크다. 이런 이유에서 캐너스인스탯 그룹은 반도체업계가 1∼2년 이내에 전자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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