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커스>넷스케이프 6.0 PR1

지난 4년간 치열하게 벌어졌던 넷스케이프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의 웹브라우저 전쟁은 MS의 한판승으로 끝나는 듯했다. 시장점유율이 30%대로 떨어진 넷스케이프는 더 이상 MS의 적수가 못됐다.

하지만 미 법무부가 MS의 익스플로러 끼워팔기 관행을 걸고 넘어지면서 넷스케이프에게 새로운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더구나 이달 초 MS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넷스케이프는 브라우저 시장에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넷스케이프는 MS가 독점판결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 4일 「넷스케이프 6.0 PR(Preview Release) 1」의 시험판을 선보였고 7일 공식판을 공개했다.

2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공개된 「넷스케이프 6.0 PR1(이하 6.0버전)」은 그 동안의 부진을 한 번에 만회하려는 듯 5.x 계열을 건너뛰어 6.x 계열로 바로 진입했다.

사용자가 6.0버전에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변화는 디자인이다. 아이콘과 메뉴, 스크롤 막대 등의 모습이 새롭게 바뀌었으며 웹페이지가 로딩되는 것을 나타내는 표시도 달라졌다. 게다가 6.0버전은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도록 브라우저 환경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6.0버전이 가진 또 다른 특징은 프로그램의 크기가 대폭 줄어든 점이다. 브라우저만 설치할 경우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5.0이 7.8MB인데 반해 6.0버전은 5.5MB로 30% 가량 크기가 작다.

6.0버전은 성능면에서도 많은 점이 개선되었다. 웹브라우저의 핵심은 HTML 코드에 따라 웹페이지를 실제로 표현해주는 렌더링 엔진이다. 종전 4.x 계열의 넷스케이프는 표가 있는 웹페이지의 경우 렌더링 속도가 익스플로러 5.0에 비해 현저히 느렸다. 이것은 사용자가 브라우저의 창을 조절할 경우 렌더링 엔진이 모든 표를 처음부터 다시 그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였다.

하지만 6.0버전은 창의 크기를 조절할 때도 계속해서 표를 그려나가므로 4.x 계열보다 렌더링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

또 6.0버전은 e메일 프로그램과 AOL의 인스턴트메신저를 통합해 새로운 차원의 기능을 제공한다. 누군가로부터 e메일이 도착했을 경우 발신자가 인터넷에 접속해 있으면 인스턴트메신저를 이용해 채팅하듯이 바로 회신을 보낼 수 있다.

6.0버전은 이 밖에도 윈도는 물론 리눅스와 맥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6.0버전은 완성판이 아니기 때문에 단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엔 이른 상황이다. 「CNN」 「C넷」 등 외국의 주요 언론들이 실시한 테스트에서 6.0버전은 여러 번의 에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넷스케이프 6.0 PR1」이 MS에 대한 반격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6.0버전의 완성판은 올 연말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까지 6.0버전의 실체를 확인한 MS가 익스플로러의 다음 버전에 어떠한 무기를 새로 장착할지, 또 넷스케이프가 완성판에서 새롭게 공개할 비밀무기는 무엇일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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