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특약=iBiztoday.com> 실리콘밸리 대란의 핵은 첨단기술 주가의 대폭락 사태다. 뉴욕 언론들이 실리콘밸리의 젊은 닷컴 백만장자들을 「서류상 백만장자(MOP:Millionaire on Paper)」라고 비아냥거리다 샌프란시스코의 인터넷 신문 살롱(http://www.salon.com)으로부터 뉴욕의 질투란 반격을 받은 것도 이곳 첨단기술주의 대 폭락과 관련이 깊다. 바로 인터넷 거품론을 둘러싼 동서간의 미묘한 갈등이다.
뉴욕 월가와 실리콘밸리는 그 동안 마치 무형의 끈처럼 연결돼 왔던 게 사실이다. 두 지역의 벤처 자금과 신생 기술이 마치 서로 시소게임을 벌이듯 첨단기술 주가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리면서 단 꿀을 빨아왔고 여기에 거품만 잔뜩 부푼 일부 닷컴 회사들까지 편승해 시장의 거품을 한껏 부풀려 놓자, 스스로 칼을 빼들고 솎아내기 작업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남으라는 자정 작업이다.
최근 첨단기술 주가의 대 폭락은 그야말로 처참하다. 그 동안 신경제를 일으켜온 닷컴 회사의 붐으로 이들과의 경제 전쟁에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구경제」 퇴역병들이 첨단기술 주가의 대 폭락 속에 부활하면서 신경제의 혁명아들이 대학살을 당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스(http://www.cisco.com)에서 CD나우사(http://www.cdnow.com)에 이르기까지 첨단기술 업종의 거의 모든 주식에 대한 「대학살」이 한달 이상 지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나스닥지수는 사상 두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286.25 포인트(7%) 이상 급락한 3769.63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 뒤 주말로 접어들면서 낙폭을 더하다가 이번주초 하루 이틀사이에 무려 450 포인트 정도가 다시 올라 20일(한국시각) 현재 3706.41으로 장을 마친 상태다.
이 정도도 첨단기술 업체가 몰려 있는 나스닥은 지난달 10일 역대 최고지수를 기록한 이래 25% 이상 급락한 셈이다. 주가가 더욱 곤두박질친 개별 기술주도 수두룩하다.
지난해 실리콘밸리 최대의 주가상승을 기록했던 새너제이의 소프트웨어 업체 푸마테크놀로지(http://www.pumatech.com)의 주가는 현재 64%나 폭락한 상태다. 레드우드시티의 보험 포털사이트 인스웹도 48% 떨어졌으며 한때 인기를 한 몸에 모았던 네트워크 장비 메이커인 서니베일의 레드백네트웍스(http://www.redback.com)의 주가도 이미 반 토막난 상태다.
반면 화장품 제조업체 에본프러덕스와 화학재벌 듀퐁 등 구경제 대표 종목들은 지난 몇 개월간 실망만을 사던 끝에 상승기조를 타고 있다. 소비재 업체들과 J P 모건 등 금융주도 강세로 돌아섰다. 투자가들은 기술주가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가파르게 상승한 반면 일반 종목들은 적정주가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명백한 결론을 내린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첨단기술 주가 폭락은 미 법원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판결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한 걸음 나아가면 대 폭락 사태를 일으킨 그 근원지는 다름 아닌 미 금융전문 주간지 배런스지가 지난달 내놓은 기업재무조사 보고서였다. 이 보고서는 배런스지가 페가수스리서치인터내셔널사에 의뢰해 207개 인터넷 상장업체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조사하고, 현금 고갈 예상을 담은 내용이었다.
이 보고서는 닷컴 회사들의 「사망 보고서」나 다름없었다. 모두 51개 조사대상 닷컴 회사들이 앞으로 12개월 만에 현금이 모두 고갈되게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보고서도 올해 유입된 현금 등을 철저히 배제시키는 등 일부 통계기준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 보고서는 결국 그 동안 투자가들이 은근히 걱정해오던 인터넷 거품론에 불을 지폈고 예상 사망순위 톱 랭킹에 오른 CD나우나 네트워크 보안업체인 시큐어컴퓨팅, 건강사이트 닥터쿠프 등이 줄줄이 끝없는 주가폭락 행진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들 대상업체 대부분의 주가는 바닥을 치며 그야말로 헐값이 되고 말았다. 이들 대상업체인 온라인 식품업체 피포드 등은 거액의 투자 유치로 현금 부족문제를 해결, 주가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체 기준만으로 닷컴 회사들의 예상 사망일지를 낸 배런스의 기사는 마치 폭탄을 터뜨린 것처럼 닷컴 회사들을 모두 낭떠러지로 밀어낸 꼴이었다.
게다가 시장조사 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사가 지난주 발표한 「닷컴 소매업체의 몰락」이라는 보고서도 경쟁 격화, 현금부족, 투자자 이탈 등으로 인해 전자상거래 업체 중 대부분이 올해 도산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지난주까지의 끝없는 폭락사태가 빚어졌던 것이다.
불과 한달여 전만 해도 인기 절정이던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시장의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하면서 이 분야도 주가 하락의 홍역을 치르고 있는 처지다. 인터넷 업체면 너나없이 거의 싹쓸이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이 같은 첨단기술 주가의 폭락사태는 과연 끝이 없는 것일까. 물론 시장이 오름세일 때 천장이 어딘지를 맞추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바닥을 집어내기도 어렵다.
시장 분석 전문가들은 나스닥이 대형 기술주의 주도로 지금의 저점 위에서 버틸 수만 있다면 나스닥 지수가 3600∼4200 사이에서 움직이고 다우 지수는 1만800에서 1만1500 사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당분간 투자자들이 전력회사 등 기존 구경제업체로 옮아가면서 신경제의 혁명아들인 닷컴 회사의 솎아내기가 진행될 것이란 예견이다.
지금의 닷컴 회사 주식폭락을 보면서 한 가지 빼놓지 말아야 할 사항은 신경제를 이끌고 있는 인터넷 기술의 잠재력이다. 수십년간의 기술적 진보의 맥락에서 본다면 지난 1∼2년간 급속히 불었던 닷컴 회사의 붐은 그 성격이 다르다. 인터넷 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와 통신기술은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하고 성숙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인터넷은 이 같은 첨단기술이 가장 잘 구현된 것이다.
인터넷 경제는 장기간에 걸친, 그리고 극적인 변화의 산물이다. 갑작스러운 경계의 비명이 잠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이미 우리 발 밑에 출렁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리콘밸리 대란도 그 곳에서 멀지않아 잠잠해질 것이고 MOP 논쟁 속에서도 빌 게이츠 같은 진짜 억만장자들이 새록새록 태어날 게 분명하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덕최기자 dugchoi@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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