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작년(지난 세기 마지막 해) 중반경부터 무선 인터넷(Wireless Internet)이라는 용어가 일반인들에게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인터넷 이용방식이 모뎀과 전화선을 이용하거나 또는 Lan을 이용하는 유선 인터넷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언제 어디서나 선(Wire)에 구애받지 않는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무선 인터넷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사용이 될 것이다.
물론 무선 인터넷이 휴대폰이라는 특정 형태의 기기에 종속되는 것은 아니다. 무선 인터넷이란 말 그대로 선없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틀어 포함한다. 그 구체적인 구현과 사용에 있어서 일반인들에게 보편화된 휴대폰과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형태다.
△무선인터넷이란 무엇인가
현재 국내외에서는 무선인터넷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여러 기술이 소개되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 중에서 두 가지 정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미국의 Phone.com 및 주요 이동통신 단말기나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된 WAP Forum에서 제안한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가 그 중 하나고, 일본의 NTT Docomo에서 서비스 중인 I-Mode와 같이 기존의 인터넷(정확히 말하자면 World Wide Web)에서와 같은 요소 기술들을 사용하여 구축하는 형태가 가장 대표적인 실제 적용 모델이라 할 수 있다.
WAP는 기존의 World Wide Web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기존의 웹 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이용하는 HTML에 대응되어 웹 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이용되는 WML(Wireless Markup Language)가 있고, 자바 스크립트에 대응하는 WML 스크립트, 웹 데이터의 전송에 사용되는 규격인 HTTP에 대응하는 WSP/WTP 등이 있어 인터넷의 웹 구성요소와 무선 인터넷의 WAP 구성요소는 이처럼 1 대 1의 상호 대응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WAP 기술은 미국·유럽·일본·홍콩 등의 외국뿐만 아니라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 이동통신사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적용되는 상태다.
WAP가 막강한 관련 업체들의 연합으로 자리 매김을 해나가는 것과는 별개로 일본에서는 I-Mode라는 서비스가 기존의 웹 구축에서 사용하던 기술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일본의 NTT Docomo가 제공중인 I-Mode 서비스가 WAP와 가장 크게 다른점은 I-Mode에서는 WAP에서처럼 새롭게 제안된 구성 요소가 특별히 없다는 것이다. I-Mode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이트를 구축하는 데는 HTML의 서브세트인 콤팩트 HTML이라는 언어를 사용한다. 이것은 WAP와 I-Mode 서비스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에서도 그러했듯이 무선 인터넷 서비스에서 실제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라 할 수 있다. WAP와 I-Mode는 바로 이렇게 중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CP(Contents Provider)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새로운 언어인 WML로 만들어야 하느냐 아니면 기존에 인터넷 서비스 제공시 사용하던 HTML(물론 아주 작은 차이는 있지만)을 사용하느냐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차이를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 보느냐에 따라서 국내의 5개 이동통신사들은 각각 WAP를 이용하는 진영과 HTML 베이스드(Based)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영으로 나뉘어져 있다.
기존 인터넷의 표준이 HTML이었다면 향후 무선 인터넷의 표준은 WAP라고 판단하는 이동통신사들은 WAP를 선택하였고, 기존 인터넷의 기술에 큰 변화없이 자연스럽게 무선인터넷으로 옮겨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이동통신사들은 HTML 베이스드 서비스를 제공중인 것이다.
이상 설명한 두 가지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형태는 어느 한쪽이 없어지고 다른 한쪽이 전세계의 표준이 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인터넷 개발자들이 넷스케이프(Netscape) 브라우저와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브라우저의 표현방식 간에 존재하는 몇 가지 차이로 인하여 속상해 왔듯이 무선 인터넷 시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고민을 당분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외에도 무선 인터넷 시장의 출현과 더불어 여러 가지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WML 언어를 이용하여 보다 편리하게 무선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주는 WAP 사이트 제너레이터(WAP Site Generator:나모 웹에디터와 같은 소프트웨어와 비슷한 형태)류의 소프트웨어도 국내외의 여러 업체에서 소개가 되고 있고, WML이나 HTML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마크업 랭귀지(Markup Language)로 작성된 문서를 상호 변환해주는 트랜슬레이터(Translator)류의 소프트웨어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무선 인터넷 상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의 네트워크 게임들도 속속 제공되고 있다. 이런 모든 소프트웨어들은 앞으로도 계속 개발되고 보완되어 질 것이며 곧 이 글을 읽는 사용자들도 무선 인터넷용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어떤 툴을 사용할지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선 인터넷이라는 용어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에는 모바일 코머스(Mobile Commerce)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라는 용어가 있다.
우선 모바일 코머스에 대하여 먼저 간략히 소개하자면, 이는 요즘도 꾸준히 회자되는 E 코머스(전자 상거래)라는 용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바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여 상거래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기차 안에서 애인에게 꽃을 배달시키고 화장실 안에서 필요한 서적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바일 코머스가 본격적으로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인증 방법과 암호화 방안이 요구된다.
지난 1월 18일 산 호세에서 있었던 RSA Conference 2000에서는 모토로라(Motorola)와 베리사인(Verisign)이 무선 인터넷상에서 신뢰할 수 있는 상거래 솔루션을 공동 개발키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미 인터넷상의 전자 상거래 보안 부분과 관련하여 리더의 역할을 자임하는 베리사인은 바로 새로이 부상하는 M 코머스 시장에서도 현재의 명성을 유지해가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의 정부와 각 이동 통신사들도 M 코머스 구현을 위하여 요구되는 End-to-End Security(휴대폰으로부터 이동통신망을 거쳐 실제 물품을 판매하는 사이트간의 보안)의 보장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미 기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GPS가 무선 인터넷과 만나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할 전망이다.
무선 인터넷과 GPS의 결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예를 하나 들면 아래와 같다.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제주도에 방문하여 렌터카를 빌려 드라이브를 즐긴다. 그런데 한적한 길을 운전하던 중에 갑자기 타이어가 펑크난다. 이때 이 사람은 핸드폰을 꺼내 114에 전화를 하는 대신 몇 번 버튼을 누르자 현재 이 사람이 위치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카센터의 상호명과 전화번호가 나타난다. 즉 가장 가까운 카센터를 찾기 위해 지나가는 차를 붙잡고 여기가 어디쯤이냐고 물을 필요 없이 단숨에 가장 가까운 카센터와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듣기만 해도 멋진 서비스는 빠르면 올해 안에 국내에서도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핸드폰에 GPS를 탑재하여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추진중 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이미 GPS가 탑재된 PDA형태의 단말기가 출시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단말기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의 위치를 반경 300m 이내로 추적하여 최단 거리에 있는 업소(식당, 주유소 등)등과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곧 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무선인터넷 세계시장 동향
무선인터넷이란 지구촌 어디에서나 작고 가벼운 휴대형 단말기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 앞으로 수년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이동전화기와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무선 인터넷 시장에서 미국과 유럽 정보통신 업체들이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무선 인터넷 기술을 주도해온 업체는 이동통신기기 제조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로 보다폰·에릭슨·노키아 등 유럽세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접속률에 있어서는 유럽의 2.5배에 가깝지만 이동통신 사용에서 뒤지고 있는 미국은 컴퓨터 업체를 중심으로 무선인터넷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의욕을 보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브리티시텔레콤·에릭슨 등 유럽 이동통신업체들과 잇따라 제휴 계약을 맺었으며 스웨덴의 전자우편 회사 센드 아이티를 인수했다. 특히 MS는 유럽회사들이 개발중인 WAP에 대적할 만한 무선인터넷 표준 「스팅거」를 발표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MS IBM 등 자본력을 앞세운 미국 업체들이 맹추격하고 있어 무선 인터넷 시장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세의 싸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세계 주요 시장예측기관들은 무선데이터시장이 올해 4억6000만 달러규모에서 2003년에는 30억달러로 폭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시장동향
무선인터넷이 국내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는 호조건은 단연 2300만명에 이르는 이동전화사용 규모다. 또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찾은 돌파구가 무선인터넷 시장이라는 점도 성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차별화된 무선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이동전화 사업자들도 최근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주도권 확보가 향후 이동전화 사업 전반의 수익구조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라는 점에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소비자들의 이동전화 이용패턴을 음성통화 대 데이터 통신 비율로 따지면 95 대 5 정도. 음성통화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2000년도 이후부터 급속한 데이터 통신의 확대를 확실히 점치고 있다. 2003년경에는 사업자들의 전체 수입비중에서 데이터통신을 통한 수입이 전체의 50%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 수치가 2300만여명을 기록, 유선 가입자를 앞지르고 이동전화를 통한 동영상 및 데이터 전송을 위한 기술발전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이러한 가능성의 실현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이 98년 이후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업자들도 보다 안정되고 전송효율이 높은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기존 IS95A(1세대) 시스템에서 IS95B(2세대)로 전환하고 기본 64Kbps의 전송속도로 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기존 무선 음성전화망에 데이터 프로토콜을 접속, 고속 데이터 망을 구축하기 위한 기타 인터넷 부가장비 설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무선 인터넷 분야의 동향에 대하여 간략히 소개했다.
여기에는 미처 언급하지 못했지만 무선 인터넷과 관련한 기술 시장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곧 휴대폰의 기능이 탑재된 PDA가 판매될 것이고(이 곳에서 직접 각각의 기기들을 설명하지는 않겠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작은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는 것보다 여유로운 화면으로 진정한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지금 무선 인터넷 시장을 목표로 콘텐츠나 게임 등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와 같이 다양한 디스플레이의 출현을 기대 또는 준비해야 할 것이다.
좀 더 적극적인 개발자나 개발업체라면 먼저 무선 인터넷에 적합한 콘텐츠나 소프트웨어를 기획·개발하여 그 소프트웨어를 위한 단말기의 출현을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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