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첨단 기술주가 폭락·투자자들 공포 고조

첨단기술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쉽게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회사의 주가가 지난 2년 동안 최악의 침체상태에 빠져들면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곧 인터넷 거품이 걷힐 것이라는 우려마저 증폭되고 있다.

첨단기술회사 주식이 몰린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31일 미 정부의 금리인상 우려와 함께 주식이 과대 평가됐다는 인터넷 거품론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면서 다시 한번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은 매도세가 너무 강해 나스닥 지수가 장 초반 역대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할 기세마저 보이다가 장 마감 30분 전 이뤄진 반등세에 힘입어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 나스닥 지수는 그래도 이날 4%에 달하는 186.78 포인트나 곤두박질쳐 4457.89 포인트를 기록했다.

포스터 시티의 인터넷 신생회사인 e-서클스(e-Circles) 직원인 신 머피씨(25)는 이에 대해 『정말 공포감마저 들 정도』라며 나스닥 시장이 지난달 10일 역대 최고 지수를 기록한 이후 거의 20%나 빠진 셈이라고 걱정했다.

나스닥 시장은 사실 지난달 10일의 최고지수 이후 11.7% 하락해 지난 98년 가을 러시아 외채위기 이후 최악의 급락세를 연출했다. 이 같은 급락은 월가에서 정의하고 있는 조정장세라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하는 분석치다.

이 같은 투자자들의 우려는 지난달 28일 골드만삭스그룹의 유력 선임전략가인 애비 조셉 코헨씨가 투자자들에게 현금 비중을 높일 것을 권고한 뒤 더욱 증폭됐다. 나스닥 지수 급락은 다른 주가지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존스 공업지수는 38.6 포인트 하락해 1만980.56으로 장을 마감했고 S&P 500 지수도 20.60 포인트나 떨어졌다.

하프 문 베이에 있는 머피 뉴월드 뮤추얼 펀드사의 분석담당 대니얼 반스씨는 『코헨씨의 경고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었다』며 『우리도 주식 시장에서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던 참』이라고 털어놓았다.

일부 주식 중개인들은 펀드매니저들이 분기 결산을 맞아 종목 구성을 새로이 하고 있다며 일부 신생기업의 직원들이 주식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 자유롭게 주식을 매각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2달 동안 이 같은 주식을 쏟아낼 회사는 126개 업체나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리콘밸리 베이 지역의 투자자들은 거의 대부분 인터넷 회사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그 동안 거의 대부분 인터넷 주식만에 오로지 매달리며 그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해온 터다.

머피씨는 자기 자신이 장기 투자자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이 첨단기술 및 인터넷 주식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나스닥의 움직임에 전적으로 좌우되고 있는 처지다. 머피씨는 그래서 지난달 30일과 같은 날에는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은 거의 온종일 나스닥이 300 포인트나 급락한 뒤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거의 역대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할 기세를 보였다. 그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기술 주식에 집중투자하고 있는 회사 동료들도 주가하락이 너무 두려워 정기적으로 하던 주가 체크도 안 할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주식시장 상황이 더 나빠지면 자금을 대출 받아 주식에 투자한 신용투자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팽배하다. 한 투자회사의 관계자는 『2, 3일만 더 이 같은 급락세가 지속되면 엄청난 충격파가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고객 중 10∼20% 정도가 신용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달 30일에는 반대매매가 최고 10배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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