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도 인터넷 비즈니스가 붐을 이루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건자재와 건설장비 등을 포함해 70조원 규모에 이르는 건설 물류 분야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기업간 전자거래(CALS) 사업 추진을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 전자거래 활성화 의지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12월부터 2000년 11월말까지를 「기업간 전자거래 시범사업-건설산업」 사업 기간으로 잡고 건설사업관리 정보의 전자교환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건설산업 생산성을 제고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은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건설분야의 전자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건설관련 단체, 언론사 등이 토론회를 벌이는 등 범정부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건설CALS협회(회장 김윤규)는 지난 3월 24일 정부 주도의 전자거래를 민간주도의 건설분야에도 조기 정착시키고 IMF 이후 곤란을 겪고 있는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건설산업 전자거래 조기정착 방안」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건설CALS/EC 조기정착 방안」과 「건설CITIS 추진방안」, 그리고 「건설사업 수행절차 개선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같은 주제발표에서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가 디지털과 인터넷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건설산업에서도 CALS/EC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정부는 건설분야 전자거래 활성화 정책을 지원하며 민간차원에서도 건설산업에 전자거래를 조기 정착시켜 IMF 이후 침체됐던 건설업계에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건설자재 인터넷 구매시스템 구축 붐
정부와 학계가 이처럼 건설산업의 전자거래 활성화를 주장하는 가운데 건설업계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건설자재 구매시스템과 일반 이용자들이 쉽고 편하게 인터넷에 접속토록 하는 사이버 아파트 건설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삼성건설은 지난해 12월 국내 건설업계 처음으로 자사 홈페이지(http://www.matplaza.co.kr)에서 인터넷을 통한 공개 구매시스템을 개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회원으로 등록한 납품업체들은 구매공지 열람에서 구매 담당자 확인, 견적서 작성, 주문내역 조회, 자재 대금 입금현황 등을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다.
동부건설은 전자상거래 업체 인터파크와 공동으로 건설 B2B 서비스를 위해 합작사 「빌더스넷」을 설립하고 건설자재 B2B 시장에 진출한다. 빌더스넷은 건설업체와 건설현장, 건자재 업체를 회원사로 참여시켜 인터넷 입찰, 공동구매, 경매 등 다양한 방식의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현재 빌더스넷은 초기 30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하며 동부건설, 인터파크를 포함해 동양고속건설, 삼부토건, 삼환기업, 태영, 한화건설 등 10여개 기업이 지분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건설은 지난 1월 자사 사이트(http://www.matnet.co.kr)를 통해 인터넷 자재구매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호건설은 공급자 및 구매자 양방의 생산성 향상, 거래의 투명성 및 신속성 확보를 위한 인터넷입찰시스템과 내부 구매결재 전자시스템의 통합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구현을 목표로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구매업무 및 판매업무 비용을 최소화하는 등 거래업무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거래의 신뢰성·투명성 제고 및 구매금액의 4% 내외에 달하는 구매원가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풍산종합건설도 B2B 사이트 이컨스(http://www.econs.com)를 이달말 선보이고 본격 서비스에 들어간다. 이컨스는 경기도 일산에 마련한 6000평 규모의 건설자재백화점과 함께 온라인,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건설 B2B 포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쌍용건설도 홈페이지를 대폭 개편하고 인터넷 자재구매를 실시키로 했으며 대형 건설업체들도 자체적인 인터넷 자재구매 및 입찰시스템을 도입, 전자상거래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이버아파트 건설
최근 건설업체들의 또 하나의 화두는 바로 사이버아파트 건설이다. 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건설업체들은 인터넷업체 및 동종업체와 제휴를 통해 사이버아파트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건설업체가 인터넷 아파트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자사와 참여 업체가 짓는 아파트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면 이용자의 실제 주소와 전화번호뿐 아니라 소득수준과 구매성향 등 소비자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아파트에 입주할 경우 컴퓨터를 켜면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는 물론 주변현황을 훤히 알 수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관리비 부과내역에서부터 주민공동시설 예약, 바자 등 각종 이벤트, 주변 상가정보, 지역정보 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고 즉석에서 구매 및 예약, 결제 등도 할 수 있다
이같은 사이버아파트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반상회나 입주자 회의를 할 수 있게 되고 입주자들끼리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공동 구입하거나 물물교환을 통해 필요없는 물건을 경매를 통해 팔거나 구입할 수도 있다. 관공서와 연계해 민원을 집안에서 처리하고 영상회의 및 영상결재 등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증권, 금융 등 재테크정보 검색과 투자는 물론 협약을 맺은 병원의 원격진료도 받을 수 있다. 자녀들을 위한 원격교육이나 네트워크 과외, 주문형 비디오나 가족영화관 같은 새로운 오락문화를 즐기는 등 기존 오프라인을 통해 행하던 모든 활동을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영위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사이버아파트를 내세우며 이 시장에 뛰어든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오는 2003년까지 전국의 10만가구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이버 빌리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도 지난해 말 드림위즈와 공동으로 아파트 종합인터넷 서비스 및 전자상거래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아이씨티로」를 탄생시켰으며 올해 안에 새로 건설되는 5만가구에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또 두산건설과 쌍용건설도 각각 드림라인, 인터넷TV조선과 업무협약을 맺고 아파트 단지에 인터넷TV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현대건설도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아파트 인터넷 사업은 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 등이 연결된 9개 업체 컨소시엄과 독자사업을 진행중인 삼성물산 주택부문, 현대건설 진영으로 나뉘어 있다. 여기에 LG건설이 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이버 공동체」를 구축키로 했다. LG건설은 아파트 단지를 인터넷으로 잇는 「사이버 공동체」사업을 건설업체 및 통신망사업자와 공동으로 추진한다.
LG건설은 이를 위해 인터넷 기업 「e빌리지」를 설립하고 인터넷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단지내외 상가와 병원·은행·공인중개업소를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관공서·증권사 및 단지내외 각종모임과 정보교류 △관리사무소·건설회사·가스공사·법원 등을 통한 원격관리 △학원·유치원·케이블TV·인터넷방송국 등 동영상정보에 대한 맞춤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LG건설은 우선 2001년말까지 45만가구의 사이버아파트 고객을 확보하고 게임이나 영화 등 부가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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