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없는 잔칫집이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제3시장이 우려를 무색케 할 정도로 호조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폭락세로 제3시장도 거래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10만주 이상이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맹이 없는 대형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평균 3만4300원(액면가 500원)에 거래되는 코리아2000은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코스닥시장의 인터링크나 도원텔레콤, 현대멀티캡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매출을 보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터링크는 지난해 179억원을 벌었고 도원텔레콤은 154억원, 현대멀티캡은 14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비해 코리아2000은 지난해 11월 간판을 내건 신생기업으로 사업 아이템만 있을 뿐 아직까지 매출이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상에서 형질 변경, 토지이용 변경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사업 아이템 역시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솔루션 전문업체인 네트컴도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핸디소프트, 오피콤과 어깨를 겨눌 정도다.
가격에 차이는 있지만 100만원짜리 주식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제3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들이 「시가총액 1000억원대 기업」 「주당 100만원」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신뢰성과 기업 비전을 제시하느냐 하면 절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물론 코스닥이나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가라도 해서 기업의 절대적인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제3시장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하는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제3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제3시장은 기업을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속 빈 강정」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큰 문제는 증권가에 적정주가를 판단할 만한 자료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증권사나 해당기업은 적정주가를 판단할 만한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고, 지정을 담당하는 협회조차도 제3시장이 정규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3시장 진입에 별다른 제한이 없는만큼 이런 상황은 예견된 것이었다며 낙관적인 사람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제3시장 지정서류를 접수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별다른 대안이 제시되지 못한다면 제3시장은 기업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절름발이식 주가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을 완벽한 투기장으로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표> 제3시장 거래종목 시가총액(31일 기준)
회사명=시가총액=매출액=당기순이익=매출 대비 시가총액
고려정보통신=512억원=6억2200만원=-2억2600만원=8433%
네트컴=5676억원=130억5600만원=5억1200만원=4266%
코리아2000=1042억원=-=-=-
한국웹티브이=643억원=2억1300만원=-=3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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