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더이상 호재 아니다

국내 내로라 하는 IT기업들이 잇따라 나스닥행을 표방하는 가운데 나스닥 상장이 관련 기업의 주가 반등에 별다른 호재가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증권은 27일 「이머신즈의 공모가 이하 추락의 의미」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의 나스닥 상장은 세계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는다는 홍보효과만 있을 뿐 악재나 호재가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두루넷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보컴퓨터의 경우 지난해 11월 두루넷이 나스닥 직상장에 성공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 삼보컴퓨터 주가 추이를 보면 세계 증시에서 기술주들의 전반적인 강세에 기인할 것일 뿐 두루넷의 주가 반등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이번 이머신즈 상장에서도 삼보컴퓨터 주가는 한동안 상승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지난해 두루넷 상장에서 보였던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머신즈에 자금을 출자한 KDS는 이머신즈 상장에 앞서 오히려 하락하는 기운이 뚜렷해 단순히 나스닥 상장이라는 것이 더이상 호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대우증권 이진혁 연구원은 『그간 나스닥 상장에 대한 기대로 관련 기업의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삼보나 KDS의 경우만 보더라도 더이상 나스닥이 기업 주가에 호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머신즈의 첫날 거래가 공모가 이하로 마감되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이것은 단기적인 측면에서의 반영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DR가격이 미치는 영향과 유사한 선상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4일 나스닥 시장에서 이머신즈 주가가 공모가(9달러)보다 8.33%나 내린 8.2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7일 삼보컴퓨터와 KDS 주가는 각각 1만7500원, 2300원 떨어진 10만4000원, 1만4950원에 마감되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나로통신의 나스닥 상장이 연기되면서 하나로통신 주가도 1만7200원으로 전일보다 650원 떨어졌지만 이는 단기적인 측면에서 나타난 동조화 현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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