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개화한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5개 이동전화 사업자가 각각 다른 기술기반을 채택하고 독자 기술을 개발한 업체도 생겨나면서 몇 개의 표준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이동전화 단말기 화면에 무선 웹브라우저를 탑재해 사용하는 무선인터넷 표준으로는 WAP포럼 진영이 세계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는 작은 휴대폰 화면을 통해 이용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고안된 프로토콜이다.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 폰닷컴(구UP:언와이어드플래닛)이 주축이 되어 지난 97년 WAP포럼을 창설해 현재 AT&T, 벨사우스와이어리스데이터, IBM,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전세계 200여개 업체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WAP는 주도업체인 에릭슨이나 노키아, 모토로라가 세계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막강한 세력을 확보한데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활발한 활동을 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퀄컴과 공동으로 「와이어리스놀리지」라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무선인터넷 시장에 뛰어든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CE를 근간으로 이동통신용 웹브라우저 개발을 서두르는 등 최근 들어 무선인터넷 관련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WAP 진영이 사실상의 표준으로 채택되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MS의 투자를 받아들인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이 MS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이동전화 사업자 가운데 가장 먼저 무선인터넷 사업에 발을 디딘 LG텔레콤을 비롯,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WAP 진영에 합류했다.
이처럼 양대 진영이 표준화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개발 또는 채택한 기업들도 있다. 일본의 독보적인 이동전화 사업자 NTT도코모는 지난해 2월 독자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i모드」를 선보여 폭발적인 성공을 거뒀다. 서비스 개시 1년을 채 넘기기도 전인 금년 1월 말 가입자수 370만명을 돌파하며 급속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NTT도코모의 시장가치는 금년 2월 초 기준 36조엔(380조원)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이는 코스닥 시장을 제외하고 국내 상장사의 시장가치를 모두 합한 약 340조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우리나라에서도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개발, 서비스하는 업체가 바로 에이아이넷이다. 에이아이넷은 지난해 7월부터 자체 개발한 S-HTML을 기반으로 유무선 포털 사이트 「애니웹 http://www.anyweb.co.kr」을 개설, 서비스하고 있다. 에이아이넷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유무선 포털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자체적인 표준 채택으로 삼성전자의 일부 단말기에만 탑재돼 현재까지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에이아이넷은 자사의 솔루션을 해외에 수출하고 국내외 유무선 사업자와 제휴를 체결하는 등 서비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WAP나 MS 진영에서 제공하는 솔루션은 기존 유선 콘텐츠를 현재 이동전화 단말기에서 볼 수 있도록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 단말기 규격에 맞아야 하므로 일반 인터넷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를 나타낼 수도 없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그대로 전송할 수도 없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http 프로토콜을 그대로 이용하는 무선인터넷 솔루션 개발업체도 등장했다.
이지엠닷컴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http 프로토콜을 그대로 이용, 콘텐츠 및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별도의 게이트웨이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단 이지엠닷컴은 자회사 밀레텍을 통해 개발한 리눅스 기반 「이지엠웨일」과 윈도CE를 탑재한 「이지엠돌핀」 두가지 무선인터넷 전용 복합단말기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선 다음달 초 무선포털 사이트를 개설한 다음 단말기가 본격 시판되는 8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지엠닷컴은 별도 단말기를 이용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면 4인치 액정화면을 통해 기존 인터넷 콘텐츠를 이미지와 텍스트 모두 그대로 검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간단한 텍스트만을 제공하는 반쪽의 인터넷이 아니라 이미지까지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서비스는 별도의 단말기를 채택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고 이미지파일을 불러들이는 데 손색없는 속도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 현재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채택한 IS-95A의 14.4Kbps 속도로는 이미지 파일까지 제공한다면 엄청난 이용요금을 생각해 볼 때 사업성면에서 부적합한 것이 사실이다. 14.4Kbps를 지원하는 IS-95C나 2002년 이후 서비스 예정인 IMT2000 이후에나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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