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MT2000 컨소시엄 사업전략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연합군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해 10월 하나로통신, 온세통신을 비롯해 서울이동통신 등 10개 지역무선호출사업자와 아남텔레콤 등 3개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자가 IMT2000 사업권 획득이라는 한가지 뜻을 위해 뭉친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달에는 정보통신 관련 벤처, 중소업체들로 구성된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가 컨소시엄에 동참했다.

한국IMT2000의 그랜드 컨소시엄은 벤처기업 양성화 및 경쟁력을 상실해 가는 일부 기간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자리매김에 대한 평가도 존재할 수 있어 주목된다.

이번 PICCA의 참여로 넥스텔·한빛소프트·C&S테크놀로지·콤텍시스템·한아시스템·팬텍 등 정보통신분야에서 우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PICCA 소속 회원사 200여개 업체가 직접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된다.

PICCA의 컨소시엄 참여는 한국IMT2000의 IMT2000 관련 핵심 망장비 개발분야와 콘텐츠분야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위성시스템 개발업체인 쎄트렉아이와 IMT2000위성통신기술 협력을 선언하는 등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시키고 있다.

현재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사업 추진위원회와 자문위원회, 실무추진위원회를 핵심조직체계로 두고 움직이고 있다.

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온세통신 장상현 사장이 맡아 조직정비와 함께 전략적인 사업추진을 총괄하고 있다. 그리고 실무추진위원회에는 컨소시엄 참가 업체별로 2∼3명의 연구·개발·운영인력을 파견, 5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IMT2000서비스의 성격 규정에서부터 향후 사업방향을 읽을 수 있다.

즉 IMT2000을 기존 이동통신서비스의 진화된 형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유선통신과 무선통신의 인프라와 기술력이 총결집된 차세대 유무선 통합형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컨소시엄 구성에서도 나타나듯이 유무선 업체들과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이 총망라된 상태에서 어느 한쪽으로만 서비스방향을 치우치게 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또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무선호출·TRS사업자들이 가진 망운용 능력에다 PICCA회원사들이 가진 멀티미디어콘텐츠, 그리고 벤처기술력 등을 모두 결합한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으로도 유무선 기간통신사업자, 콘텐츠 보유기업, 핵심기술을 보유한 각종 벤처기업, 중견업체 및 건전한 대기업 등 IMT2000에의 참여를 희망하는 모든 기업을 포용하는 그랜드컨소시엄전략도 갖고있다.

여기에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 뭉친만큼 어느 한쪽에 독점적으로 이익이 돌아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구상하는 그랜드컨소시엄의 이면에는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불거질 수도 있는 「대기업 독식」이라는 정부의 정책부담을 최대의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뜻이 내재돼있다.

기존 2세대 이동전화사업자 중심으로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경우 IMT2000 참여를 원하는 다수 사업자나 일반기업은 배제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에 따라 정부는 사업자 선정에 따른 정책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다른 국가들이 IMT2000사업권자로 기존 이동전화사업자 이외의 신규 사업자 1개 이상을 선정하고 있는데 상당히 고무돼있는 상황이다. 특히 향후 IMT2000산업을 통신에만 국한된 산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영상기술, 통신서비스가 결합된 무선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의 총아라고 볼 때 이러한 상황 전개는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행보에 더 큰 힘을 실어줄 것이 분명해진다.

혁신적인 멀티미디어서비스의 개발에 거대 기업보다는 소규모 기업이 능동적이고 진취적이며 나아가 무선멀티미디어시장의 조기창출이라는 역할에 이들이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적극 전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IMT2000의 글로벌 서비스 측면을 고려해 해외 유수의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도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자본금의 50% 이내에서 일반 공모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통신사업의 이익을 국민에 환원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같은 국민기업화 전략은 경쟁기업들이 자본력을 등에 업고 사업권 획득을 위해 총력적인 물량공세를 펴고 있는 점에 대한 대항 논리라고 할 수 있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추구하는 사업계획의 기본 요지는 개인 중심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이라는 IMT2000 서비스 속성과 맞물리고 있다. 「움직이는 사이버공간, 개인 생활문화의 중심」이라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제공과 함께 「하나의 단말기로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개인 이동성을 IMT2000서비스의 요체로 잡고 있다.

◇한국IMT2000 기술전략=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오는 6월중 시스템 개발업체, 단말기 개발업체, 응용 서비스 개발업체 등 국내외 유수의 전문업체들과 협력해 IMT2000 테스트베드를 선보임으로써 앞선 기술력을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1차로 음성전화, 영상전화, 고속인터넷서비스, 데이터통신 등을 시연할 예정이고 8월까지는 개인이동성서비스를 공개 시연한다는 일정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이미 미국의 벨연구소, 에릭슨 등과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상태며 대기업 계열의 통신장비업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함께 해당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등 다각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한편 한국IMT2000은 최근 위성시스템 개발 전문벤처 쎄트렉아이와 제휴를 통해 IMT2000서비스와 위성통신기술의 접목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쎄트렉아이와 함께 IMT2000서비스 제공을 위한 위성통신기술, 지상단말 및 기지국, 소형통신위성본체, 위성탑재체 기술 부문의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통해 서비스 초기단계부터 전국 서비스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나 IMT2000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로밍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양측은 또 중국·태국·호주·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IMT2000 위성서비스를 위한 연구개발, 국제표준화작업 및 글로벌위성사업을 위한 협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며 올 상반기 중 아시아 각국과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을 방침이다.

이같은 개발작업을 바탕으로 사업권 획득에 성공할 경우 2002년 3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5월부터 상용화를 추진, 월드컵에서 성공적인 IMT2000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02년 12월까지는 전국 주요 도시와 도로 위주의 서비스를, 2003년 3월부터는 본격적인 전국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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