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창업 겸직 논란

정부출연연 연구원 창업자의 겸직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겸직을 허용하면 창업 기업에 주력, 본업인 연구업무를 소홀히 하고 창업하지 않은 연구원과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연구소 분위기를 해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대덕연구단지내 정부출연연 가운데 창업이 가장 활발한 곳은 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 이미 140여명의 연구원이 휴직 등을 통해 창업에 나섰으며, 지난해부터 겸직상태에서 실험실 창업을 지원해 온 생명공학연구소는 7명, 표준과학연구원은 연구와 창업을 겸한 연구원이 2명에 불과하나 휴직이나 퇴사후 창업한 연구원은 20명 가까이 된다. 연구원이 창업할 경우 3년의 휴직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 원자력연구소는 프로젝트 수행을 함께 하며 벤처창업한 연구원이 6명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연구원들은 겸직 연구원의 경우 벤처가 성공했을 때 창업하지 못한 연구원들의 시기와 부러움을 한몸에 받게 되고 연구원간 위화감이 조성돼 오히려 조직 결속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벤처창업을 모색하고 있는 일부 연구원들은 국가연구보다는 창업을 위한 기술개발에 몰두해 과학기술의 국제 경쟁력을 훼손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실제 기술만 가지면 연구소를 박차고 나가려는 연구원들은 국가 예산으로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특허출원을 미루는 등 개인 창업을 위해 기술 숨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표준과학연구원 관계자는 『남들은 온갖 혜택을 다 받으며 실험실 창업에 나서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창업 기회가 적은 연구팀의 경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많은 것도 아니여서 답답한 마음 그지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연구원 겸직에 대한 찬성여론도 만만치 않다.

생명연의 한 연구원은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기술을 묶혀두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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