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6회-외국통신장비업체

세계 유수의 거대 통신업체들은 전세계에 지사를 설립해 자국의 선진기술과 마케팅기법으로 무장하면서 진출국의 통신산업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장비업체 지사장들은 상당부분 한국내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 회사가 한국계이건 외국계이건 무엇보다도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해야 그 나라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기본적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들의 한국내 입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본사의 위상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외국계 통신장비업체들의 부침은 그 회사가 전통과 역사를 갖고 있느냐, 또는 신생업체로서 급부상했느냐에 따라 극명한 영업 캐릭터상의 차이를 보인다.

한국내 영업전략에 있어서 에릭슨, 루슨트테크놀로지스와 같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업들은 고객에 대한 기본적 서비스를 신뢰와 지속성에 두고 다양한 사후서비스를 모색한다. 반면 시스코와 같이 인터넷산업의 급증세를 타고 산업계에 진출한 신흥 정보통신업체는 지극히 진보적인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라는 차원의 영업전략을 보여 차이를 나타낸다.

한국시장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터넷·국가기간통신망·IMT2000사업 등을 주도하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들 한국지사 관계자들의 영향력과 위상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기업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하나로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를 5년째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앨런 사장(60)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AT&T와 합작회사로 출발한 구 금성정보통신(현 LG정보통신)의 수석 부사장으로 근무한 한국통이다. 63년 미국의 명문 존스홉킨스 대학을 졸업, 본사에서는 주로 인사, 관리, 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최근에는 한국에 벨연구소를 세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한국내 정보통신인력과 두터운 인적 교류를 갖고 있는 그는 하나로·한국통신·SK텔레콤·한솔엠닷컴·신세기이동통신 등과 두터운 교분을 두루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무선사업부문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상빈 박사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나와 지난 69년 벨연구소에 입사한 정통 엔지니어다. 특히 지난 25년간 셀룰러 기술시스템 엔지니어링 부문 기술 담당 이사를 역임한 그는 국내에 셀룰러 개념을 도입할 때부터 무선통신 연구분야를 이끌어 온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루슨트 한국지사의 최고 기술책임자로서 한국내 기술비즈니스 지원을 총괄한다.

경영분야의 양춘경 부사장 역시 일리노이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 78년 벨연구소에 입사한 엔지니어 출신. 지난 91년부터 94년까지 금성정보통신 수석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당시 쌓은 두터운 인맥을 통해 LG그룹을 비롯, 한국통신 등 다양한 국내 중심의 통신업계에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면서 영향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 주소를 찾아주는 장치인 라우터 하나로 세계 시장에 우뚝선 시스코 한국지사의 위상과 인맥도 만만치 않다. 지난 94년에 국내에 진출한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진출 7년만에 한국루슨트를 뒤 이을 업체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5년째 시스코를 이끌고 있는 홍성원 사장(56)은 육사를 졸업하고 유타대 대학원에서 전기석사, 콜로라도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독특한 경력의 소지자. 그는 또 81년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96년 현대전자 통신부문장 부사장 겸 정보통신연구소장을 거쳐 96년 시스코에 합류했다. 한해 100건이 넘는 외부 강의를 다닐 정도로 정보화 전도사역을 자임하고 있는 그도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외국계 업체로는 광통신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한국노텔네트웍스의 새 사령탑으로 올초 임명된 정수진 사장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삼성전자 기획실을 거쳐 다국적 부품업체인 레이켐코리아의 지사장을 지냈다. 레이켐코리아 시절 매출을 확대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사의 입장을 본사가 충분히 반영하도록 설득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노텔의 부사장으로 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부사장을 역임한 유영식 부사장은 영업력에서 발군의 인물로 꼽히면서 노텔네트웍스의 한국내 위상을 새로이 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오늘 날의 한국내 시스코 영업실적과 위상을 가능케 한 장본인으로 영업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업체와 해외업체간 다양한 협력사업을 성사시키는 등 협력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인물이다.

모뎀과 기가비트스위치 원격접속서버시장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이고 있는 한국쓰리콤의 김충세 사장은 전세계 스리콤 지사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꼽힌다.

서울대 화공과를 졸업, 한국AT&T 사장과 대우 통신사업부문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외 업체를 두루 경험한 지장으로서 탁월한 기획통으로 꼽힌다.

그는 대우그룹과 AT&T에서의 근무 경험으로 한국과 다국적 기업의 균형있는 관리기법을 익혔으며 또한 정부기관, 업계 및 연구개발 분야의 여러 계층에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다. 한국쓰리콤에는 98년 합류해 IMF를 성공적으로 넘긴 공과를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 계통의 세계적 통신다국적 기업인 알카텔의 한국지사장을 맡은 김만철 현 한국알카텔 사장 역시 서울대학교 인맥이다.

전기공학과 출신인 그는 금성전기에 입사, 국산교환기를 개발한 국내 1세대 통신인맥이다. 이후 미국 자일랜사에 합류,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한국지사장으로 발령받아, 국내에 자일랜 스위치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만철 사장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업무 처리 능력을 평가받고 있으며 미국에 기반을 둔 임원임에도 불구하고 LG그룹내에 형성한 두터운 인맥, 그리고 미국통으로서 프랑스기업의 지사장 역할을 바탕으로 향후 ADSL을 비롯한 광전송분야에서 국내 통신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 사람으로 꼽힌다.

비동기전송모드(ATM)장비를 중심으로 한 마르코니사의 한국지사인 한국마르코니커뮤니케이션스의 초대 지사장으로 발탁된 길기원 사장은 현대종합상사에 20여년간 근무한 무역통.

지난 99년 현대종합상사 홍콩지역 본부장을 마지막으로 무역업무를 접고 IT 분야에 뛰어들었다. 길 사장은 호주 법인장 시절 연간 8억달러 규모의 수출입 실적을 관리했을 정도로 협상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약점으로 지적돼온 IT 경험 미숙도 6개월간의 집중적인 노력을 통해 극복할 정도의 정열을 보이면서 서서히 영향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인물이다.

모뎀분야의 케이블트론한국지사의 안희완 지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시스템실을 거쳐 케이블트론에 입사, 지난 99년 7월 케이블트론시스템즈 한국지사장에 취임했다. 소탈하면서도 일에 대해서는 치밀한 편이며 주로 영업직에 오래 근무해 인간관계가 상하 구분없이 원만하다는 평가다.

데이타크레프트커미스네트워크의 이문영 대표는 91년 데이콤에 입사, 데이콤의 자회사인 데이콤인터내셔널 창립멤버로 활동했으며 지난 99년 다국적 NI업체인 데이터크레프트에 합류했다. 이문영 사장은 데이콤인터내셔널 시절 해외 진출 기획분야를 맡아 동남아 및 동유럽 진출을 추진한 기획전문가로 알려졌으며 깔끔한 일처리와 탁월한 협상능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무선통신분야의 세계적 업체로 꼽히는 모토로라의 한국지사인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의 한국내 위상을 상당부분 반영하는 인물로 조지터너 사장을 들 수 있다.

조지터너와 함께 한국내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의 위상에 막후역할을 하는 인물로 박재하 부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대전고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교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예일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대통령비서실 비서관, 한국경영개발원 연구위원, 금호텔레콤 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거친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로 가공할 막후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기업과의 기술협상문제 등을 포함, 세계적 기술동향등 통신과 경영을 넘나드는 다양한 경력자로서 통신업계에 다양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김성우 한국퀄컴 지사장은 한국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이 세계적으로 부상하면서 그 역할과 비중이 높아진 인물. 호방한 스타일의 그는 서울대 수학과 출신으로서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컴퓨터과학 석사, 경영학석사, 경영정보기기학 박사를 거친 학문적 성과도 만만치 않은 인물. 뉴욕 주립대 교수와 금성사 정보기술연구소장 및 LG전자 하이미디어 사업담당 상무로서 재직하다가 지난 96년 퀄컴의 한국지사장을 맡으면서 한국내 통신사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