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통신하는 그날까지」 「집앞까지 광으로 와야 한다.」
최근 통신사업자들의 선전 문구를 보면 자사 통신품질을 강조하는 키워드가 광통신임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자사의 통신 인프라가 광전송망으로 이뤄져 다른 사업자와 차별화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방편. 일반인들이 통신수단으로 사용하는 전화나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은 가입자망에서는 구리선으로 연결되지만 이를 집선해 전화국으로 보내주는 간선망이나 기간망은 대부분 광전송망으로 구성된다.
이는 구리선을 통한 전기적인 전송방식으로는 데이터 용량, 품질, 전송거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광전송장비를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 게다가 이동통신 가입자의 확대, 인터넷 트래픽 폭증 등으로 통신망에 전송되는 데이터 양이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더 많은 데이터를 멀리 보낼 수 있는 광전송장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전송기술의 꽃은 고밀도 파장분할다중전송(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기술이다.
DWDM 기술은 이미 구축돼 있는 광섬유망을 여러 개의 채널로 분할해 통신용량을 대폭 확장시켜 주는 기술. DWDM은 하나의 광섬유 내에 서로 다른 다수 파장의 광신호를 다중화해 전송하고 수신장치에서는 파장에 따라서 광신호를 분리(역다중화)함으로써 광섬유의 용량을 크게 증대시켜 준다. 광섬유에 기반을 둔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는 장거리통신사업자들의 경우 이미 설치해 놓은 망을 이용해 통신용량을 늘릴 수 있는 점 때문에 DWDM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 중에서는 한국통신·데이콤·하나로통신 등이 10Gbps에서 20Gbps의 DWDM 장비를 활용해 기간전송망을 구성하고 있다. 10Gbps의 전송속도는 CD롬 15장 분량의 데이터를 1초 안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로 아날로그 모뎀 속도에 비교하면 무려 2만배에 해당하는 속도다. 또 드림라인·지엔지텔레콤·두루넷 등도 올해 내로 DWDM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DWDM이 올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신규 사업자의 도입뿐 아니라 이미 DWDM 장비를 도입했던 통신사업자들이 대규모 증설을 예정하고 있고 서로 다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집선해 보낼 수 있는 메트로 광전송시스템까지 도입되는 등 기간망 정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320Gbps를 내세운 노텔네트웍스, 400Gbps DWDM 장비를 선보인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최근 사업 의지를 다지고 있는 알카텔, 마르코니 등 가운데 어떤 솔루션이 국내 광기간망으로 채택될지, 어느 사업자가 가장 먼저 메트로 광전송시스템을 도입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편 국내 업체로는 삼성전자가 최근 16채널 DWDM을 상용화한데 이어 LG정보통신이 내년 초 32채널 DWDM을 출시,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오붐(Ovum)에 따르면 전세계 DWDM 시장은 지난 98년 약 12억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02년에는 약 50억 달러, 2005년에는 8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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