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외국인 근로자 수입 추진 배경과 전망

최근 일부 SW 업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인력 수입 움직임은 국내 SW 및 정보기술(IT) 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SW인력의 공급이 이미 한계상황에 이르러 급증하는 수요를 국내 인력만으로는 충당할 수 없는 절대적인 기근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현재로서 각 업체들의 인력난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요즘 필요한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이 전문인력 부족현상의 심각성을 반증해 준다.

이는 최근 국내 SW 및 IT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기존 기업들이 대대적인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벤처 창업 붐까지 일어나면서 인력 수요가 갑자기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SW 업체들이 적게는 현재 인력의 50%, 많게는 4∼5배의 인력을 늘려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력부족으로 아예 계획 자체를 무기한 연기하는 사례가 생겨날 정도로 인력 확보가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IMF 시기인 지난 97, 98년의 경우 시스템통합(SI) 업체와 SW 업체들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의 감원을 단행하면서 해외로 대거 빠져나간 인력의 공백이 이후 제대로 메워지지 못한 것도 지금의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따라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을 인도, 필리핀 등지에서 물색하는 최근의 움직임은 필연적인 현상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인도 인력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SW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에는 세계적인 SW 업체의 연구소나 컨설팅 센터가 대거 입주해 있을 정도로 인력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플러스기술의 정환만 사장은 『LGEDS시스템 재직당시 인도의 정보시스템 전문가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일이 있었는데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놀란 적이 있다』며 당시 경험을 전했다. 한국컴퓨터통신 강태헌 사장도 『인도의 SW 인력은 세계적으로 수준급』이라며 신뢰감을 나타냈다. 이런 인기에 따라 인도 인력의 임금수준은 국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필리핀이나 대만 등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인력 수입은 국내 개발자의 임금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개발원가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다. 단순 프로그래밍의 경우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없기 때문에 필리핀 등지의 비교적 저렴한 노동력을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인력가뭄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국내 개발자들이 터무니없이 높은 연봉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이같은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업체들이 해외인력 수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개별 접촉하고 있을 뿐 인력을 소개하거나 연결하는 장치들이 마련돼있지 않아 보다 조직적인 움직임이 요구되고 있다.

소프트다임의 한종인 사장은 『인도 등 해외인력에 관심이 많지만 이를 알선해 주거나 대행해 주는 창구를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애로사항을 나타냈다.

이밖에 업계 일각에서는 해외인력의 자질문제와 조직내에서의 융화문제 등을 거론하며 인력수입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간 기업문화가 다른 상황에서 해외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놓지 않고 무턱대고 인력만 끌어오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SW 업체들이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외국인력 확보에 나서는 것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접촉해 인력을 뽑아오는 것보다는 정부차원에서 관련 국가와 업무제휴를 맺고 현지 기관을 통해 신뢰할 만한 인력을 선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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