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표적인 수출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흑자기조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들어 원화가치의 가파른 상승과 기름값 폭등 등으로 우리 수출전선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반도체의 흑자폭이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니 걱정스러운 일이다.
반도체의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어들면 그만큼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에 나쁜 영향을 미쳐 국가경영에도 어려움을 주게 될 것이란 점에서 업계의 산업구조 개선노력과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메모리 분야의 수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전체 반도체의 무역수지 흑자폭이 감소하는 것은 한마디로 비메모리 분야의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19.2% 증가한 202억72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입은 31.7% 늘어난 161억3000만 달러에 달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41억4200만 달러에 그쳤다고 한다. 이 같은 규모는 지난 98년 반도체 부문의 무역수지 흑자규모 47억6400만 달러에 비해 14.1%나 줄어든 것이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품목이다. 또한 수출규모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나 영향력도 대단한 제품이다. 더욱이 반도체의 수출비중은 IMF사태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지난 97년 12.8%였고 98년에는 12.9% 그리고 지난해에는 19.2%로 높아졌다.
그런데도 반도체 흑자폭이 줄어드는 것은 우선 우리가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1위와 2위 업체를 보유한 강국이지만 비메모리 분야에서는 외국에 비해 기술력과 투자가 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메모리 분야의 반도체 수출은 늘어나는 반면 비메모리 분야는 수입에 의존하는 무역구조를 만들었다. 실제 비메모리의 경우 지난해 52억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우리는 현재의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앞으로 국가적으로 수출전선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 가뜩이나 불안정한 세계 수출시장에서 통신기기나 PC·가전·자동차·산업기계 등 고부가가치산업에 사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언제까지나 수입에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비메모리 반도체의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기술개발에 주력해 수입의존도를 수출 형태로 바꿔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도 크게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업체간 상호협력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고 외국의 첨단기술에 대한 기술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또 정부는 관련업체들이 가장 애로를 겪고 있는 고가의 비메모리 설계용 도구와 시험장비를 지원해 기술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해외의 신제품이나 최신 기술정보 동향 등을 업계에 전달하기 위한 DB 구축 등은 최대한 앞당기고 국내 업체의 해외진출이나 수출시 판로개척 등도 최대한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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