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넌트SW산업>21세기 IT산업, 컴포넌트 물결 출렁

「미래는 컴포넌트 시대.」

컴포넌트가 21세기 정보기술(IT) 산업의 지각변동을 몰고 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컴포넌트는 SW를 이제까지처럼 계획, 설계, 분석, 구현, 테스트하는 순차적인 개발과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레고블록이나 자동차 부품처럼 조립하는 개념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현재 IT산업을 이루고 있는 기존 틀과 구조를 깨뜨리고 새로운 시장 질서를 창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컴포넌트가 각광받는 이유는 개발 및 유지보수 생산성과 SW 품질 향상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 컴포넌트 SW는 레고블록을 쌓는 것처럼 일단 표준화된 프레임워크와 규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능별 SW를 필요한대로 조립하면 원하는 SW를 만들 수 있다. 개발이나 유지보수에도 특별한 노력이 요구되지 않으며 표준화, 규격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SW 품질도 눈에 띄게 좋아진다.

이러한 컴포넌트의 특장점은 인터넷이라는 환경의 부상으로 더욱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인터넷은 모든 업무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표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업무를 지원하는 SW 및 정보시스템도 표준에 기반해 빠른 변화를 수용해야만 하는데 이러한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바로 컴포넌트 개념이다. 특히 앞으로 IT 라이프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기업 인수합병(M&A)이 보편화함에 따라 정보시스템 교체 및 신규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컴포넌트형 SW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컴포넌트 재사용에 대한 효용성이 입증되면서 기업들의 컴포넌트 채택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폴리시 매니지먼트 시스템스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컴포넌트식 개발을 적용한 결과 정보시스템 개발 생산성이 무려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삼성SDS 등 국내 컴포넌트관련 업체들도 4∼5배의 생산성 향상효과와 16배 가량의 품질 향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미국의 국방관련 시스템 전문업체인 레이시온의 경우 우리나라의 국방관련 프로젝트 비용 1800억원 중 65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부문 프로젝트를 담당했는데 시스템 재사용 비율이 무려 95%에 달해 대부분을 마진으로 챙겨가는 등 컴포넌트로 인한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컴포넌트는 시스템의 생산성이나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의미로도 이해되지만 컴포넌트 방식을 채택하지 않으면 80년대 메인프레임 중심의 컴퓨팅 환경이 클라이언트 서버로 전환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도태된 것과 같은 처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21세기 인터넷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IT분야의 필수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컴포넌트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기존 방식을 계속 고수한다면 소품종 소량생산, 적시성(Time-to-Market), 스피드 경영 등의 개념이 지배하는 21세기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DC, 오붐(Ovum)과 같은 해외 주요 IT 분석기관들 역시 컴포넌트 SW시장의 폭발적인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컴포넌트 SW분야는 오는 2002년께면 전세계적으로 640억 달러(약 77조원) 시장이 형성돼 전체 SW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성장률 또한 2000년대 초반까지 100%에 이르러 SW산업의 평균 성장률 15%를 훨씬 상회하는 등 미래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런 외부 환경변화와 함께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가 오는 2002년까지 362억원을 투입해 1900개의 공용 컴포넌트를 개발하는 등의 컴포넌트 육성의지를 밝히고 있어 국내에서도 컴포넌트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민간기업, 학계, 연구소 및 기관 등이 대거 참여한 컴포넌트 연합체인 「한국소프트웨어컴포넌트컨소시엄(KCSC)」이 결성돼 제조, 뱅킹 등의 산업별 분과위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부는 컴포넌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SW산업 기반이 컴포넌트 모델에 알맞게 구성돼야 한다고 보고 향후 3년간 공용 컴포넌트 개발은 물론 공용 컴포넌트 뱅크 마련, 컴포넌트 유통시스템 구축, 컴포넌트 품질 평가 및 인증제도 확립, 컴포넌트 가격 산정 및 라이선스 규정 수립, 관련 인력 양성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컴포넌트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들도 지난해 20∼30개 수준에서 100여개로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컴포넌트 시장에는 나모인터랙티브, 플러스기술, 화이트정보통신, 아이메카, 한국사이버피아, 아이티플러스, 영림원, 신해정보기술, ONC코리아 등 40여개의 SW개발사를 비롯해 삼성SDS, LGEDS시스템,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신세계I&C, 대림정보통신 등 30여개의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특히 SI업체들 사이에는 SI 프로젝트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컴포넌트식 시스템 개발을 도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광주은행, 대교 등과 같은 사용자 기업이나 정부·공공기관 등에서도 컴포넌트 기반의 시스템 구축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시장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또한 현재 국내 시장에 나와 있는 컴포넌트는 약 150종에 불과하지만 올해 말이면 1000개 가량의 컴포넌트가 개발될 것으로 보여 컴포넌트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신생업체들을 중심으로 자바 컴포넌트 기술을 이용해 상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서부터 개발툴, XML 솔루션, 검색엔진, 통신용 SW, 인터넷 구축툴, 언어처리 모듈, 지식관리(KM), 고객관리(CRM) 등의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상당히 긍정적이다.

국내 업체들이 컴포넌트 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컴포넌트SW 시장이 전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인 데다 아직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업체들이 없어 시장 기회가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이다. 이들 SW 업체들은 컴포넌트SW를 통해 내수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다는 목표 아래 전담인력을 구성하고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하는 등 컴포넌트에 대한 강한 사업의지를 밝히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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