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터넷 통신의 안전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암호의 개발, 판매, 이용 등에 관한 제한규정을 책정, 외자계 기업에 대해 암호 이용 등록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전했다.
중국의 이 같은 행동은 반정부활동 그룹의 인터넷 이용 확대를 우려해 전자우편 도청 등을 강화함과 동시에 미국과 일본 등이 앞서고 있는 암호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외자계 기업은 인트라넷 등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중국 정부에 제한 규정의 개정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시행하고 있는 것은 「상용(商用)암호관리규정」으로 지난해 10월 공포한 것이지만 일반에게는 공개되지 않고 지난 1월 말 일부 외자계 기업에 암호 이용 등을 요구하는 문서가 전달됨으로써 밝혀졌다.
이 규정은 「상용암호는 국기기밀에 속해 개발, 생산, 판매, 이용은 국가의 특별한 관리를 받는다」고 정해 국가기밀보호국이 관리를 담당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내에서는 정부가 지정하는 기업만이 암호를 개발·생산하는 것이 허용되고, 개발한 암호는 국가의 심사와 감정을 받을 의무가 있다. 또한 암호 수출입은 전면 허가제로 외자계 기업을 포함한 암호 사용자는 외국 대사관을 제외하고 모두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외자계 컴퓨터, 전자기기 제조업체 등은 최근 수년 중국에서 저임금의 엔지니어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개발을 확대해 왔는데, 이번 제한규정으로 중국내에서 암호의 개발·생산은 사실상 곤란하게 될 전망이다.
또 수입하는 암호 기술 내용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우려도 있어 기술 누출을 막기 위해 미국 등이 암호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사용자가 당국에 이용하는 암호의 종류, 기기 등을 등록했을 경우 「네트워크 이용에 따른 정보기밀성의 손상 때문에 다국적기업이 전세계에서 전개하는 인트라넷 등 암호를 이용한 사내통신망에서 중국을 제외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베이징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와 일본상공회의소를 비롯해 한국, 프랑스, 독일 등의 기업 단체들은 주룽지 총리 앞으로 제한규정의 근본적 수정을 요하는 서신을 공동으로 제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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