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재를 다니다보면 30대의 톡톡 튀는 SW 벤처기업 사장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생기 발랄하고 자신감이 넘쳐있는 모습이 상당히 보기 좋다. 20대 사장들도 곧잘 눈에 띈다. 짧은 연륜을 가진 국내 SW산업이지만 벌써 핵심주역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구나 하는 것이 느껴진다.
이와 달리 수년동안 SW사업을 벌여온 40, 50대 사장들은 상당히 침체되어 있는 듯하다. 산뜻한 아이디어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발빠르게 투자를 유치하거나 전략적인 제휴를 갖는 것도 여의치 않은 느낌이다.
며칠 전에 만난 40대 후반인 사장의 지적이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한다.
『SW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10∼20년 연륜을 가진 선배 기업가들의 모습을 존경하며 그를 지표로 삼아 열심히 일했으나 요즘 젊은 벤처기업가들 중 우리 같은 세대들을 존경하거나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10년동안 SW를 개발하고 사업을 벌여왔지만 세상이 온통 벤처, 코스닥 물결에 휩싸여 나이든 기업가들의 연륜을 받아들이고 노하우를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은 새로운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고 오래된 것은 무조건 좋지 않다는 식의 논리가 팽배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은 일견 낡은 세대의 넋두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 의미를 곰곰이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등장한 신세대 벤처기업가들의 상당수가 정보기술(IT), 정보시스템, SW산업의 역사나 발전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핵심기술이나 기반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겉으로 드러나고 눈에 보이는 분야에만 승부를 걸고 있다.
물론 이런 업체들도 많이 생겨날수록 좋다. 그러나 지나치면 SW산업의 전체 균형이 깨진다. SW산업도 농업과 마찬가지로 비교우위 논리로만 재단해서는 안될 분야가 있는 것이다. 포장만큼 실속이 중요하며 마케팅만큼이나 연구개발이 중요하다. 그동안 SW업체들이 지나치게 실속, 내실을 강조해 포장, 외형을 등한시해 온 오류를 반성하는 것은 이제 충분하다. 역편향을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선 오래된 기업가들의 연륜과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렵고 힘들지만 제대로 된 SW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나 도전정신은 젊은 세대 못지 않은 40∼50대 기업가들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이제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벤처」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니라 얼마나 그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느냐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산업부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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