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끝자락에 매달린 올 한해 전자·정보통신업계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구조조정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체제는 IMF라는 암울한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강력한 로켓엔진에 불을 지폈으며 재계가 이에 호응한 결과다. 이로 인해 국내 굴지의 그룹이 재편되고 전자·정보통신업계의 지도는 다시 그려져야 했다. 나라안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압도한 것을 비롯, 인터넷 붐은 거의 모든 업체들을 「인터넷 해바라기」로 만들었다. 또 수많은 벤처그룹이 탄생했고 투자가들은 두려움 없는 베팅으로 화답했다. 나라밖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판정이라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일본 NTT가 분할되고 미국과 유럽 등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인수합병(M &A) 열풍에 휩싸이는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해를 기록했다.
정부가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를 보장하고 우체국 적금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PC를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PC가 지난 9월 선보였다.
정부가 정보사회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도입한 이 제도는 사상 최초의 정부 인증 제품이라는 점과 100만원 미만의 가격대를 제시, 업계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진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는 갈채를 받았다. 실제로 인터넷PC가 등장하면서 PC의 시장가격이 30% 이상 떨어지는 등 여파가 곧바로 나타났고 농어촌 도서지역의 서민들이 앞다퉈 우체국의 국민PC적금에 가입, 이 제품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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