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대형 벤처펀드 기대와 우려

 최근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들의 초대형 벤처펀드 결성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인터넷·정보통신·생명과학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벤처투자의 대형화가 가속화하면서 벤처산업 중흥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큰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또 이는 최근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의사를 확고히 밝힌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의 발언과 때를 같이하여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실 국내 벤처캐피털업체들의 초대형 벤처펀드 결성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은 일찍부터 예고되었고 또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것은 그동안 소규모 투자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벤처투자가 이미 업종에 따라서는 건당 20억∼30억원을 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경우에 따라선 100억원을 상회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바이오텍 등 일부 유망 벤처업종의 경우 하나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데까지 엄청난 연구개발(R&D)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코스닥시장이 과열이라 할 만큼 초활황세를 지속하면서 벤처캐피털들이 수십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주면서까지 벤처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 때 초대형 펀드의 등장은 예고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는 벤처투자의 저변확대와 동시에 벤처기업의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고 동시에 투자효율의 극대화라는 점에서도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 시중의 돈이 딱히 갈 데가 없는 것도 한 이유다.

 이밖에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정부가 적극 권장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창업붐 조성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벤처캐피털의 투자저변이 확대되어야만 창업붐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도 벤처투자의 활성화에 큰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벤처투자 재원이 많아져 벤처산업이 활성화하고 벤처창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또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가질 만하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정부에서도 최근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급성장 추세에 대응, 현재 증권업계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는 증권거래소를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호주와 네덜란드가 주식회사로 전환한 데 이어 미국의 나스닥이나 일본의 자스닥 등이 주식회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고 하니 이는 하나의 추세로 보인다.

 그러나 증권거래소의 주식회사로의 전환과 함께 초대형 벤처펀드의 대거 등장은 곧 과잉투자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후유증 또한 클 것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에도 외형적으로 벤처기업의 허울을 둘러쓴 기업에까지 무차별적인 투자붐이 일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선의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왜곡되거나 과소평가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 선의의 중소형 벤처캐피털의 상대적인 입지약화나 벤처자본시장의 왜곡가능성 등을 경계해야 한다. 당국에서는 무리한 펀드조성에 따른 후유증은 물론 펀드간의 과열경쟁과 눈앞의 이익내기에 급급한 벤처기업들의 졸속경영, 그리고 이로 인해 선의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 등을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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