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전자부품 주력공장 내년 폐쇄

 일본 마쓰시타전기산업이 자국내 생산거점에 대한 대대적인 재편에 나선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과잉설비 등으로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해외 생산에 비해 떨어지는 전자부품, 가정용 전자기기 등의 생산을 내년부터 재편·집약해 국내 생산체제를 근본적으로 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마쓰시타는 우선 전자부품 주력 공장으로 종업원이 1000명이나 되는 기요수 공장을 내년 봄 폐쇄키로 결정하고, 내년 초 노동조합에 이 결정을 전달할 계획이다. 일본 전자업계에서 종업원 1000명 규모의 주력 공장을 폐쇄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마쓰시타의 이번 방침은 국제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채산성이 없는 제품이나 범용품의 사업을 해외로 이관하는 한편 국내에는 획기적인 신제품이나 신규 사업 등을 창출해 고용을 유지해 온 일본 전자업계의 성장 사이클이 무너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다른 주요 전자업체들이 국내 거점의 재편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주목된다.

 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은 80년대 이후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으로 자국내에서도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생산거점을 유지해 왔다.

 마쓰시타가 이번에 폐쇄키로 한 기요수 공장은 69년 마쓰시타의 전자부품 공장으로 발족, 76년 마쓰시타전자부품으로 분리·독립한 이후 이 회사 주력공장으로 위성방송 수신단말기 등의 AV기기에 사용하는 각종 튜너, 휴대폰의 기간부품 등을 연간 300억엔(출하액 기준) 생산하고 있으나 아시아 지역 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뒤져 조업률이 부진한 실정이다.

 공장 폐쇄에 따라 튜너 사업은 서서히 해외 거점으로 이관하는 한편 수요가 꾸준히 호조를 보이는 휴대폰 부품 생산은 기후 공장으로 이관, 생산을 일원화할 예정이다.

 마쓰시타는 또 주식의 과반수를 갖고 있는 5개 자회사(전자부품, 전지공업, 산업기기, 통신공업, 전자공업)를 포함해 전국 50개 이상의 생산거점에 대해 채산성, 국제경쟁력 등을 재평가해 내년 중 존속·집약·재편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기요수 공장 다음으로 폐쇄할 공장 후보로는 우쓰노미야의 브라운관 공장 등 몇 군데가 거론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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