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세대D램 개발과 우리의 과제

 세계적으로 기업간의 합종연횡이 활발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일본·독일 등 4개국의 주요 반도체 6개 업체들이 차세대 D램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이들 업체는 내년 초 컨소시엄 방식으로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반도체 표준규격을 만든 뒤 이르면 2002년께부터 각사가 개별적으로 제품생산에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이번 6개 반도체업체의 컨소시엄 구성은 기존 메모리시장에 대한 아성을 더욱 견고히 하면서 새 천년을 맞아 차세대 D램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서로간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6개 반도체업체들은 독자적으로 추진하면 연간 수억달러가 소요되는 반도체 개발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특히 그동안 인텔이 주도해온 D램 표준에 대해 메모리업체들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또 99년에 2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D램시장의 20% 가량을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점유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들이 6개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 확실한 차세대 D램시장에서 지금보다 시장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호기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시장이 6개사 위주로 재편되는 것 못지 않게 이로 인한 6개 업체간의 차세대 D램 제품개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는 6개사가 컨소시엄 구성에 다른 업체의 참여를 배제시키고 나중에 비참여업체들은 규격제정 후 로열티를 내고 기술을 이전받도록 했지만 누가 먼저 만들어진 표준안에 따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반도체시장에 내놓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일규격의 제정은 제품규격과 기억용량에 집중될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제품규격을 준수하면서 기억용량이 큰 제품을 남보다 빨리 개발해 시장에 출하해야 반도체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자체적으로 제품개발에 대한 작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거나 나중에 경쟁업체보다 품질이나 기억용량 면에서 뒤떨어지는 제품을 시장에 출하할 경우 차세대 D램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은 약화되고 이로 인한 국내 반도체산업의 추락과 국가경제의 후퇴 등은 예고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번 컨소시엄의 구성이 반도체강국의 주요 업체간 연대로 인해 세계 반도체산업의 지각변동을 불러오지만 강자는 살아남고 약자는 퇴출당할 수밖에 없는 적자생존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어서 이번 컨소시엄이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기술개발과 최상의 첨단제품을 생산한다는 자세로 차세대 D램개발에 주력해야 미래를 지배할 수 있고 이는 희망찬 새 천년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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