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한국반도체품평회" 이모저모

 지난 15일 서울 대치동 무역전시관에서 개막한 「99 한국반도체품평회」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입장, 후끈한 열기속에 진행됐다. 오전에 한산하던 전시장은 오후들어 구미·광주·기흥 등 전국에서 몰려든 반도체산업 종사자들로 북적거렸다. 이번 행사는 특히 지난해까지 충남 천안 소재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렸던 것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라는 평. 과거 반도체품평회는 지역적인 한계로 참가업체는 물론 관람객을 유치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었던 데 반해 올해 전시회는 지리적인 이점을 충분히 활용, 규모나 내용이 풍성하다는 것이 한국반도체산업협회측의 설명이다. 주최측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내년부터 행사 규모에 걸맞은 명칭을 새로 만드는 한편 참여업체들의 폭도 넓히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새 천년을 열게 될 이번 「99 한국반도체품평회」 행사 당일의 전시장 모습을 그려본다.

편집자

 ○…세미콘코리아 등 국내에서 열린 행사에서까지 유명 해외업체들에 눌렸던(?)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이번 품평회를 통해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

 전세계에서 아직 등장하지 않은 장비를 출품한 K업체의 경우 연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세계 처음 개발했다」는 설명과 함께 개발제품의 장점·특징을 전달하느라 분주.

 전시회 참가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의 기술수준이 아직까지 해외업체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라며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개발제품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를 널리 알리는 것이 이번 행사의 목적인 것 같다』고 나름대로 평가.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크게 관심을 끈 것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주최한 무료 기술세미나. 한·일 반도체패키징기술의 현황과 최신 반도체 공정·장비 기술동향 등 2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한 기술세미나에는 1200여명이 등록, 첨단 반도체기술에 대한 갈증이 상당하다는 것을 증명. 특히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석한 첫날 패키징기술 세미나에는 총원 300명의 강의실이 입추의 여지 없이 꽉 차 많은 사람들이 한켠에 서서 강의를 들어야 했을 정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반도체장비기술교육센터 서화일 부소장은 『준비한 세미나 자료가 금방 동이 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며 흐뭇해 하기도.

 ○…관람객들의 눈길이 덩치가 큰 장비보다는 작고 가벼운 반도체소자·재료 등을 출품한 업체들로 쏠리자 장비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서운한 표정.

 1∼2㎡ 규모의 장비를 내놓은 업체들은 덜했지만 그보다 훨씬 큰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장비를 소개한 몇개의 패널만을 전시, 참관자들의 관심대상에서 제외된듯한 인상.

 이에 대해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장비의 실제 수요처인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장비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 전시회 출품효과는 별로 없다』며 『그래도 전시회에 참여하는 것은 일반인 또는 다른 반도체공정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에게 장비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

 ○…서울대·포항공대·숭실대·연세대 등 대학들의 참여가 활발했다는 것도 「99 한국반도체품평회」가 거둔 수확.

 반도체품평회에 처음 참가한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특히 실리콘반도체를 활용한 미세시스템을 선보여 참가자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 서울대가 내놓은 마이크로일렉트로메커니컬시스템(MEMS)으로 알려진 미세 자일로스코프와 마이크로미러는 대기업들도 사업성을 인정하는 품목.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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