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묻지마" 벤처투자 열풍

 벤처기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스닥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돼 투자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벤처기업들이 주축을 이루는 코스닥시장이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면서 최근에는 묻지마 벤처투자라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무작정 투자자들의 심리를 악용한 일부 기업들은 벤처라는 이름만 내걸고 코스닥시장에 등록하거나 인터넷으로 주식공모를 하고 있다고 한다. 코스닥시장에 겉만 벤처인 기업이 등장한다면 선의의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고 나아가 벤처기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까지 겹쳐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벤처산업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일로 번질 수 있다.

 더욱이 코스닥시장이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하면 더 많은 벤처기업 발굴과 육성은 기대할 수 없다. 이로 인한 국가경제 성장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나타난 이상과열 현상이나 겉만 벤처기업의 코스닥 상장 등에 대한 근본적인 보완책을 마련해 선의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벤처기업 육성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가 전체의 95% 정도라고 한다. 시가총액은 한달전 30조원대였으나 최근에는 64조원대를 넘어섰다. 개인이나 소수의 창의성이나 기술력에 바탕을 둔 벤처기업은 성장성이 높지만 그와 비례해 위험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미래 기술발전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벤처기업가나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유치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자면 투자자들은 관련된 정보를 많이 수집하고 이를 근거로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벤처기업가에 대한 철저한 신인도조사와 사업타당성을 나름대로 면밀히 분석하는 일은 기본이다. 기술개발이나 영업실적이 부진하면 아무리 벤처기업이라도 시장에서 퇴출당한다. 그런데도 현재 기술적 분석과 기업가치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그저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기업들은 현재의 코스닥시장 활황을 첨단기술 관련주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해 회사 이름을 첨단 이미지가 풍기게 하는 벤처로 포장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소홀히 하거나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내부를 분석하지 않으면 손해보기 십상이다.

 이런 점을 막기 위해 정부는 코스닥시장의 등록요건과 거래요건을 강화해 선의의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코스닥시장의 기업내용 공시요건을 강화하거나 사이비 벤처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등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또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망을 구축해 투자자들이 관심있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즉시 입수해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이 벤처기업에 대한 건전한 투자를 유도하고 나아가 벤처산업을 활성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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