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 2위 반도체업체인 TSMC와 UMC가 새 천년을 앞두고 「구리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구리기술은 지난 15년간 마이크로프로세서(MPU)를 지배해온 알루미늄을 대체하는 차세대 반도체 회로기술. 5000만∼1억개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MPU에 집적시킬 수 있어 현재의 알루미늄을 압도한다. 또한 구리회로는 반도체 공정을 0.13미크론(1미크론:100만분의 1m)까지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지만 알루미늄 회로는 0.2미크론 이하 공정은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간의 구리전쟁은 만년 2위였던 UMC가 새 시대를 맞아 새 기술로(구리) 1위를 넘보기 시작하면서 점차 뜨거워질 전망이다.
대만 최대 반도체업체인 TSMC는 현재0.19미크론 공정에서 2층 연동(알루미늄과)구리 제품을 생산해 개발업체에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0.18미크론 공정을 사용한 2층 구리제품을 선보였다.
TSMC는 0.18미크론에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내년 초까지 구리공정을 도입해 내년 3분기부터 구리 IC칩을 본격적으로 출하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2분기에는 0.15미크론 2층 구리공정을 시험적으로 설치하고 2001년 2분기에는 0.13미크론 공정도 도입할 계획이다.
TSMC에 눌려 수년간 2인자 자리에 만족해야 했던 UMC는 이달에 시험적으로 구리 공정을 완성하는 등 구리기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MC는 대만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신주의 두개 공장에서 이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말까지 구리공정 사용 제품을 월 1만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양사의 제품 가격차는 UMC의 제품이 TSMC의 제품보다 10∼15%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UMC는 구리 제품을 계기로 이 격차를 5% 이내로 줄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양산 규모에서도 UMC는 8인치 웨이퍼가 연 170만개인 반면 TSMC는 190만개다. UMC와 TSMC는 내년에 이를 각각 240만개, 280만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UMC는 이 같은 열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 「최고」 TSMC를 착실히 따라잡아 왔다. 실제 95∼99년 사이 UMC의 매출은 연 61% 수직상승한 반면 TSMC는 16% 증가에 그쳤다.
또한 세계수탁시장 점유율도 UMC는 97년 14%에서 99년 27%로 증가한 반면 TSMC는 이 기간에 증감이 없는 30% 정도를 유지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UMC의 총매출규모가 95년에는 TSMC의 4분의 1이었는데 올해는 88%에 이를 전망이란 것이다.
UMC의 최고경영자 후산은 『TSMC는 지난 수년간 발전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며 『구리기술 제품을 바탕으로 조만간 우리가 TSMC를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TSMC의 회장 모리스 장은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UMC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라고 가만히 있겠는가. 우리는 양산능력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그들보다 앞선다. 고객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서비스와 공급탄력성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97년말 미국 IBM과 모토롤러에 의해 첫선을 보인 이래 세계유수 반도체업체가 상용제품 출하에 총총 발걸음을 하고 있는 이때, 대만에서는 반도체 메이저간에 뉴밀레니엄 구리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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