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2000년을 잘못 인식함으로써 큰 혼란이 일어나는 「Y2K」 문제보다 2000년 정초에 「Y2K」로 인한 사고는 없는지를 묻는 안부전화가 폭주, 지구촌 곳곳에서 전화가 불통되는 「통신대란」이 더 무서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장조사 회사인 가트너그룹은 「Y2K」 등으로 2000년 1월1일 전화 통화량이 평소보다 20∼50% 가량 폭주하면 미국의 농촌과 개발도상국 등을 중심으로 일시적이긴 해도 심각한 전화불통 사태를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통신안전위원회(NRIC)도 지구촌에서 가장 먼저 2000년을 맞이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부터 전화불통 사태가 한번 일어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평소에 만성적인 전화적체에 시달리고 있는 구러시아와 폴란드, 캄보디아, 인도 등의 국가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악의 「전화불통」 상황이 인구 1000명당 전화보급이 1대에도 못 미치는 사하라 사막 남쪽에 있는 동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가트너그룹의 루 마르코치 이사는 최근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전화국에 고장이 발생, 600만의 시민이 무려 6시간 동안이나 시외전화를 걸지 못했던 사례를 상기시키며 『오는 2000년 정초에 전세계적으로 전화 통화량이 폭주할 경우 이를 적절히 교통정리하기 위한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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