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데이터통신의 꽃인 영상회의시스템 및 영상전화기 관련업계가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들의 통신망사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한국통신·하나로통신 등이 사업방향을 종합정보통신망(ISDN) 회선확충에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으로 선회함에 따라 영상 송수신 관련 제품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ISDN의 대중화 기류에 편승해 시장 개화를 기대했던 관련업계가 갑작스런 기간통신사업자들의 방향전환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국내에 소개된 영상회의시스템 및 영상전화기는 ISDN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다. 특히 영상전화기업계는 공중전화망(PSTN)을 이용하는 제품으로 시장을 열어가되 수요 성장을 이끌 요소로 ISDN을 상정, PSTN 및 ISDN 겸용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영상회의시스템업계도 128Kbps의 전송속도로 초당 15프레임의 동영상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ISDN이 궁극적인 제품 대중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ISDN은 회선확충에 따라 최대 384Kbps의 전송속도로 초당 20프레임 이상의 동영상을 실현할 수 있는 등 고급형 제품에 대한 활용여지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관련업계는 ISDN이 지난 93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돼 누적가입자 20만명에 육박하고 50만원에 달했던 ISDN단말기 가격도 최근 15만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호황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성급하게 ADSL을 도입하는 것은 낭비라는 입장이다.
더구나 ADSL은 반경 1㎞이내에서 이론상 최대 8Mbps의 속도를 구현하지만 4㎞에서는 384Kbps로 속도가 크게 떨어져 소비자들의 속도에 대한 체감지수가 크게 하락하는 약점이 있다. 또 ADSL은 아직 망 기반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막대한 초기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영상회의시스템 및 영상전화기업계는 일단 ISDN의 유용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홍보에 주력하되, ADSL서비스 상용화에 대비한 제품개발도 서두르는 등 다각도로 대비하는 모습이다.
영상회의시스템업체인 픽처텔코리아(지사장 윤덕용)는 연말까지 자사의 제품과 한국통신의 ISDN 회선을 연계하는 특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ADSL이 인터넷 클라이언트의 정보검색을 위한 서버접속에는 유용하지만 영상회의 수단으로는 불안정하다는 점에 주목, ISDN이 양방향 디지털 영상통신수단이자 전화의 디지털버전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나갈 계획이다.
IBCC(대표 김명효)는 내년중에 독일 지멘스의 ISDN 및 ADSL 겸용 영상전화기를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 보급된 모든 기종의 교환기와 통신망에서 작동하는 호환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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