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재생장치 "표준안"은, "기술 호환"이 최대 걸림돌

 미국 SDMI는 지난 7월 마련한 휴대형 디지털음악재생장치에 관한 1차 기술표준안의 보완작업을 마무리짓고 오는 12월 최종안을 확정해 전세계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 시기에 맞춰 그동안 SDMI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던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 소니, 마쓰시타, 필립스 등 선두 전자업체들이 휴대형 재생장치들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어서 국내 전자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전자부품연구원을 주축으로 국내 20여개의 전자업체들이 참여해 설립한 디지털뮤직컨소시엄(DMC)은 미국 SDMI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산업을 보호·육성할 수 있는 자체 기술표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재생장치 분과와 서비스 분과로 나눠 운영되고 있는 DMC는 「다운로딩과 업로딩 포맷」 「콘텐츠 제작자 고유ID 부여」 「보안 솔루션」 「저작자 정보」 「복제방지시스템」 등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표준(초안)을 마련해 놓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구체적인 구현 방식에 대해 업체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다 12월 확정될 SDMI의 최종안과의 호환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최종안 확정을 미뤄놓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기술 표준안 제정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중 하나는 「시큐맥스」(삼성전자), 「캡슐오디오」(LG전자­BR네트콤), 「리퀴드오디오시스템」(리퀴드오디오코리아)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복제방지시스템의 호환성 여부다. 복제방지시스템은 디지털 저작권 관리의 핵심인데다 상당한 기술 로열티 수입을 기대할 수 있어 대기업들이 좀처럼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DMC에 참여하고 있는 전자부품연구원의 최종찬 선임연구원은 『경쟁업체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원천 기술을 노출하거나 회사 이익에 반하는 내용에 관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어렵겠지만 선택적으로 적용 가능한 권고안 형태의 기준안은 연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권고안이 나온 이후 구체적인 구현 방법을 보완해 내년 3월께 최종 기술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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