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독점" 판정 파장

조인 논설위원

 세계 정보기술(IT)업계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금지법 위반사건으로 떠들썩하다. 미 연방법원은 지난 5일 사법부가 MS를 상대로 제기한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에서 정부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 주된 내용은 『MS가 개인 컴퓨터 운용체계(OS)시장에서 완전한 독점기업이며 그 지위를 부정하게 이용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법원의 이같은 판정을 놓고 전세계 IT업계와 주요 미디어들은 현재 『불법행위를 최종 확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MS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거나 『MS가 소기업 단위로 분사되거나 해체될 것』이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반응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판정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며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제각기 다른 해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 주요 신문 칼럼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판정은 두가지 측면에서 그 영향을 예측할 수 있다. 바로 법적인 문제와 비즈니스 문제다. 이 두가지 측면을 분리해 생각하면, 이번 판정이 갖는 의미는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판정의 결과는 세계 IT업계의 눈을 번쩍 뜨게 하는 파격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판정은 앞으로 제대로 결실을 보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미 정부는 앞으로 항소, 나아가서는 최고재판소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야 할 형편이다.

 그 이유는 우선, 항소심에서 MS가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번 미 정부의 승리는 「법」보다는 「감정」에 크게 좌우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같은 「감정」에서 벗어날 것이 확실하다. 최고재판소의 판사들은 더욱 보수적이고, 더욱 국가이익에 치중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미 정부와 MS 사이의 소송이 수년이나 걸릴 것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양측이 법정 밖 화해에 이르지 않는 한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그때쯤이면 이런 소송의 의미가 없어질 공산도 높다. 세계 컴퓨터시장은 이미 MS로부터 멀리 떠나 처벌이 필요없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가능성이 큰 것은 MS가 앞으로 안전한 길을 적극 찾을 것이라는 점이다. 법원이 MS의 소프트웨어사업에 대해 어떠한 처벌을 내렸더라도 그무렵 MS는 새로운 시장으로 자본을 이동시킨 상태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우리들은 PC를 살 때마다 이른바 「빌 게이츠 세금」을 내고 있다. 장래는 MS의 현 주력사업분야인 「위성통신」이나 「케이블TV」에 대해 이같은 요금을 빌 게이츠에게 낼 지도 모른다.

 이같은 법적 영향과는 달리 이번 연방법원의 판정은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MS에 큰 타격을 줄 것 같다. 이번 판정은 MS가 믿을 수 없고 거만하고 부정한 기업이라는 인상을 일반에게 심어줬다. 이러한 평판은 사용자들의 MS제품 선택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물론 관련업계에도 MS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연방법원의 판정은 IBM·오라클·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경쟁사들을 더욱 분발하게 하고 레드먼드(MS소재지)에 반항하려는 의욕을 불러일으킬 것이 확실하다.

 이와 함께 MS의 미래에 상당한 악영향을 가져다줄 것이다. MS가 오늘날의 힘을 갖추기에는 서드파티가 MS 플랫폼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훌륭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MS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어느 누가 「윈도」를 위해 투자하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연방법원의 판정이 주는 법적인 영향은 예상보다 적은 반면, 비즈니스 측면의 영향은 이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MS가 현재 국내 IT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만큼 우리 기업들도 이번 미 연방법원의 판정이 주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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